원자재와 부동산, 각종 인프라 등에 투자하는 특별자산펀드의 순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금, 원유 등 상품 가격이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이후 인프라 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펀드도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특별자산펀드의 순자산총액은 101조564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84조원 안팎 수준이었지만 1년 새 20% 넘게 늘어났다. 65조원 수준이던 2018년과 비교하면 50% 이상 커졌다.

특별자산펀드는 펀드 자산의 50% 이상을 특별자산 실물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주로 선박, 부동산, 원유, 지식재산권, 도로·항만 등 각종 인프라 같은 다양한 실물자산이 특별자산으로 분류된다. 공모보다는 사모펀드가 많고 기관과 고액 자산가의 투자가 많은 편이다.

특별자산펀드 규모가 최근 커진 이유는 가장 먼저 원자재 가격 상승이 꼽힌다. 금값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국제 유가도 반등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금펀드 상품들은 최근 3개월 동안 20% 넘는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금뿐 아니라 상품시장의 모든 자산군이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관련 펀드 수익률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프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최근 자산운용업계에서는 비대면 활동 확산에 발맞춰 데이터센터 등 디지털 인프라에 투자하는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로 해외 부동산 실사가 어려워지자 대안으로 항공기, 선박 등 인프라 투자로 눈을 돌리는 움직임도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