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진료받고 집에 왔을 때 궁금한 게 남았으면 다시 병원에 전화해 물어보기가 어렵습니다. 또 입원했다가 퇴원하고도 몸 관리, 예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환자가 세세히 알기 쉽지 않죠. 라이프시맨틱스는 이런 의료 서비스 단절 부분을 해소해 주는 서비스를 내놓고자 합니다.”

라이프시맨틱스, 국내 첫 '비대면 진료' 내달께 시작
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 대표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회사 사업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라이프시맨틱스는 비대면 원격진료 서비스 업체다. 원격의료는 2000년부터 공론화됐지만 정권이 다섯 번 바뀌는 동안 시범사업만 하다가 의료계 반발과 규제의 벽에 부딪혀 백지화되길 반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더 이상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늦출 수 없다는 공감대를 정부와 의료계 전반에 불러일으켰다. 지난 6월 라이프시맨틱스는 오랜 기다림 끝에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재외국민 대상의 비대면 진료 서비스 사업을 승인받았다. 연내 코스닥시장 상장을 통해 사업을 보다 안정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지난 6월 25일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상담 서비스인 ‘닥터콜(Dr.Call)’을 규제샌드박스 사업으로 임시허가를 받았다. 닥터콜은 재외국민이 의료기관과 의사를 선택해 예약과 상담, 진료(화상·전화), 2차 소견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중개해주는 플랫폼이다. 혈압, 혈당, 체온, 심박수, 활동량 등 환자가 전송하는 데이터를 의료인이 모니터링해 진료와 상담을 진행한다. 코로나19 등 감염병부터 감기, 만성질환, 정신질환, 부정맥, 암 등 각종 질환에 대한 진료와 상담이 가능하다. 오는 9월께 정식 서비스가 출시될 예정이다.

재외국민을 먼저 대상으로 한 이유는 해외 체류로 지속적인 진료를 받기 어렵거나 의사소통 문제 등으로 현지 의료 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이들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위기가 재외국민의 안전과 보호에 관한 인식을 더 높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라이프시맨틱스는 닥터콜을 회사의 다른 서비스와 통합해 디지털 헬스케어 종합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구상을 갖고 있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암 경험자 예후관리 서비스 ‘오하(OHA)’, 호흡재활 서비스 ‘에필 브레스’ 등 디지털치료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의료기기산업법 하위법령 제정을 통해 규제 기준이 마련되면 본격적으로 건강보험 적용도 받는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로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코스닥시장 입성이 목표다. 미국 법인 설립도 준비 중이다.

송 대표는 성균관대에서 컴퓨터공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서울대 치대에서 의료정보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2012년 라이프시맨틱스를 창업했다. 그는 “박사 과정 당시 어머니가 암에 걸렸는데 어떻게 대응할지 막막했다”며 “나름 헬스케어 분야로 석·박사까지 한 의료전문가인데도 의료공급자와 환자, 보호자 간 정보 격차가 커 환자의 무력감이 큰 것을 보고 창업에 뛰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