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부터 니쥬까지
코로나로 주춤했던 K팝 다시 기지개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大魚)로 꼽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지난 주말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이는 전체 엔터업종에 대한 기대감으로 확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춤했던 대형 아이돌의 컴백과 데뷔가 줄줄이 대기 중이어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전문가들은 BTS(방탄소년단)에서 시작된 ‘나비효과’가 엔터주 전체를 밀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하고 있다.
역대급 신인 연이어 데뷔
'빅히트 나비효과'로 엔터株 날아오를까

10일 국내 엔터업계를 대표하는 SM(35,800 -0.28%), JYP, YG의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 특히 JYP는 이날 8.92% 뛰었다. SM과 YG도 각각 1.60%, 3.75% 올랐다. 3사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평균 14.16% 급등했다.

하반기 데뷔하는 대형 신인들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JYP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은 한·일 합작 대형 아이돌 ‘니쥬’다. 니쥬는 JYP엔터(38,250 +0.26%)와 일본 소니뮤직의 합작으로 탄생했다. 멤버 9명 전원이 일본인이다. 한·일 합작 걸그룹 오디션 ‘니지 프로젝트’를 통해 멤버를 추렸다. 오디션 당시부터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궜다. 오디션의 초점을 경쟁이 아니라 성장 스토리에 맞춘 덕분에 큰 인기를 끌었다. 정식 데뷔 전이지만 일본에서 발표한 싱글앨범이 오리콘 디지털 앨범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업계에선 “한·일을 아우르는 대형 신인이 탄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YG도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블랙핑크’ 특수를 누리고 있다. 지난달부터 22.42% 급등했다. 블랙핑크의 첫 정규앨범 선공개 타이틀 ‘How You Like That’ 뮤직비디오는 지난 8일 유튜브 조회수가 4억 회를 넘어섰다. YG에서 5년 만에 선보인 보이그룹 ‘트레저’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네이버가 1000억원을 투자한 SM도 하반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제작한 프로젝트 그룹 슈퍼엠(SuperM)이 오는 14일 새 싱글을 내놓는다.

이 밖에 JYP와 함께 온라인 전용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Beyond LIVE)’를 위한 전문 회사 비욘드 라이브 코퍼레이션(BLC)을 설립해 코로나19로 막힌 공연 시장도 돌파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역대급 신인이 줄지어 대기 중인 만큼 하반기 엔터업계에 거는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엔터주 재평가 ‘신호탄’되나
상장 초읽기에 들어간 빅히트는 엔터업종에 대한 기대감을 더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상장을 추진하는 회사는 예비심사 결과를 통지받은 날로부터 6개월 내 신규 상장 신청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를 밟아야 한다. 내년 2월이 마감 기한이다. 빅히트는 연내 상장을 계획 중이다. BTS 외에 히트 그룹이 없는 데다 BTS 멤버들의 군 입대 문제 등이 약점으로 지적되는 만큼 최대한 상장 시점을 앞당기는 게 목표다.

투자자들은 증시 입성 이후 주가가 급등한 SK바이오팜의 대박 사례가 엔터업종에서도 재현될 것이란 기대를 걸고 있다. 이날 관련주 주가가 급등한 이유다. 앞서 SK바이오팜 주가가 상장 직후 급등하면서 SK그룹 관련주는 물론 바이오주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연구원은 “빅히트가 SK바이오팜과 같이 흥행에 성공하면 엔터업계 전반이 들썩일 것”이라고 했다.

기존 엔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기대 이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빅히트의 업계 추산 기업 가치는 2조~5조원으로 범위가 넓다. 하나금융투자는 빅히트의 기업 가치를 3조9000억~5조2000억원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고평가 논란도 있다. JYP의 24배 수준인 주가수익비율(PER)을 감안할 때 30~40배 PER을 적용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JYP, SM 등 경쟁사의 시가총액은 1조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빅히트가 고평가되면 이는 다른 엔터주에도 긍정적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년간 탄탄한 시스템과 라인업을 확보해온 기존 대형사들의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CIO)은 “빅히트가 상장을 통해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으면 시총이 불과 1조원인 기존 엔터업체들의 가치가 재평가되면서 매수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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