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이 올해 2분기에도 순이익(연결 기준) 1500억원 이상을 달성하며 호실적을 이어갔다. 올 초만 해도 메리츠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비율이 높아 시장의 우려를 샀지만 채무보증 규모도 대폭 줄여 재무건전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메리츠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 2218억원에 순이익 1557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9% 늘었고, 순이익은 6.7% 증가했다. 올 1분기 순이익(1023억원)보다는 52.2% 늘었다.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2.3%로 올 1분기(10.2%)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

회사 측은 "2분기에는 트레이딩 부문에서 전략적인 포지션 대응과 차익거래 등으로 영업수익이 좋았다"며 "투자은행(IB), 법인영업, 리테일 등 모든 사업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파생상품 투자로 인한 손실이 크지 않았던 데다, 올 들어 증시에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해 금융시장이 혼돈을 겪었던 1분기 영향으로 순이익(2581억원)이 지난해보다 10.1% 줄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6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의 이번 실적 발표에서 눈에 띄는 점은 재무건전성의 개선이다. 금융당국의 단골 지적사항이었던 채무보증 규모는 작년 12월 말 8조5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6조2000억원으로 6개월 만에 2조3000억원을 감축했다. 메리츠증권이 보유하고 있던 우량한 부동산 투자물건을 다른 증권사나 기관 투자자에게 매각해 2분기에만 2조원 가량의 줄였다.

자기자본은 늘었다. 지난해 말 4조193억원보다 3800억원 가량 증가한 4조402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메리츠금융지주를 대상으로 20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이익잉여금 증가 덕분이다.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6월 말 기준 1389%로 1분기 대비 485%포인트 증가했다. 신용평가사에서 자본적정성을 판단하는 지표인 구NCR로도 188%로 전분기 대비 37%포인트 올랐다.

최근 주가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달 들어 12% 넘게 올랐다. 정부가 지난 4일 부동산 공급 대책을 발표하면서 메리츠증권이 강점을 가진 부동산 PF 부문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