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행정 아닌 도민 편리 방안" 주문
전자 지역화폐 발행하는 제주, 온라인거래 낯선 노인들 어쩌라고
제주에서 10월부터 발행하는 지역화폐를 두고 온라인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 세대의 이용 불편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주도는 10월부터 3년간 3천700억원 규모의 지역화폐(지역 상품권)를 신용카드나 모바일용 온라인 형태로 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도내 농촌 거주 노인들은 현금과 같은 종이 상품권을 주로 이용해 왔고 모바일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제주 지역화폐가 발행되면서 제주도상인연합회가 종이 형태의 상품권인 제주사랑상품권을 발행하지 않기로 해 노인 세대의 지역화폐 이용률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제주민속오일시장 '할망장터' 등에서는 상인 대부분이 신용카드 유·무선 결제 단말기를 갖고 있지 않아 매출에 피해가 우려된다.

할망장터의 '할망'은 할머니의 제주어다.

할망장터는 직업적으로 상인이 아닌 노인들이 텃밭 등에서 가꾼 채소를 민속오일시장에 나와 팔 수 있도록 한 곳이다.

도의회에서도 노인들이 새로운 지역화폐 이용에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고태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5일 업무 보고 자리에서 "종이 상품권이 발행되지 않으면 어르신들이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생길 수 있다"면서 "종이 상품권 병행 발행을 주문했다.

고 의원은 또 "행정이 편한 대로 하지 말고 도민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형준 도 일자리경제통상국장은 "모든 분이 지역화폐 사용에 어려움이 없도록 방법을 강구하고 조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도의회 업무 보고에서는 또 지역화폐 주관 사업 금융기관이 도 외 금융기관일 경우 자본 역외 유출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성균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역금융권과 어떻게 상생 방안을 마련할 것인가를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는 10월께 200억원의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 1천500억원, 2022년 2천억원 등 3년간 총 3천700억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발행하기로 했다.

도는 사용자가 신용카드나 모바일로 제주 지역화폐를 신청하면 5천원권, 1만원권, 3만원권, 5만원권의 지역 상품권을 카드나 모바일용의 온라인 형태로 발행하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지역화폐를 발행받은 후 5년 이내로 도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고, 지역화폐로 결제하면 물건값의 10%를 할인받을 수 있도록 했다.

도내에서 제주도 발행 지역화폐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