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부터 4개사 연이어 공모
투자금 이탈 방지·청약 유도 성공
역대 청약 경쟁률 1~3위 휩쓸어
최근 공모주 열기 속에서 미래에셋대우(8,480 +0.59%)가 연달아 ‘히트작’을 터뜨려 증권가에 화제로 떠올랐다. 이 증권사가 상장을 주관한 회사들이 줄줄이 역대 청약경쟁률 1~3위를 휩쓸어서다. 청약 일정을 전략적으로 조정해 계좌 가입자들이 편리하게 청약에 나서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한 결과라는 평가다.
미래에셋대우 공모 청약 '3연속 홈런' 비결은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가 전날 마감한 영림원소프트랩의 일반투자자 청약경쟁률은 2494 대 1에 달했다. 이 부문 역대 2위 기록이다. 청약 증거금으로만 4조8500억원이 몰렸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전사적자원관리(ERP) 플랫폼을 개발하는 정보기술(IT) 업체다.

미래에셋대우가 지난달 28일 청약을 마감한 미용의료기기업체 이루다는 3040 대 1로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29~30일 신청을 받은 전문의약품 제조기업 한국파마도 2036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3위에 올랐다. 한국파마에 몰린 청약 증거금은 5조9400억원으로 기존 경쟁률 1위였던 현대사료(1조7000억원)의 세 배를 넘어섰다.

주목되는 것은 미래에셋대우가 주관해 경쟁률 톱3를 휩쓴 회사들이 공모주 시장에서 ‘핫한’ 업종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공모주 시장에서 인기있는 회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기업 및 바이오, 게임, 5세대(5G) 이동통신 등의 업체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별한 호재도 없고 매출 수백억원대인 이루다와 영림원소프트랩 같은 회사가 4조~5조원의 투자금을 끌어모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미래에셋대우가 청약 일정을 줄줄이 잡아 투자자를 붙잡아두는 일명 ‘가두리 양식’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공모주에 청약하려면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 계좌에 청약금의 50%를 증거금으로 넣어둬야 한다. 공모주 투자자는 2영업일 이후 환불받은 투자금으로 또 다른 공모주에 청약한다. 회사마다 주관사가 다르기 때문에 증권사를 옮겨가며 자금을 이체하는 작업이 번거롭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말부터 4개 회사의 공모 청약을 줄줄이 시행해 그럴 필요가 없도록 했다. 환불된 증거금이 계좌에 들어오는 날 바로 청약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루다의 청약 때 유입된 청약 증거금이 후속 공모주 청약까지 계속 이어지면서 경쟁률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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