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연중 최고치 돌파

코로나 쇼크에 1400대로 추락
유동성·개인 매수 앞세워 급반등
넉 달 만에 前고점 뚫어
코스피지수가 코로나19 발생 이전 고점을 회복했다. 증시에선 여러 기록이 쏟아졌다. 코스피지수가 고점 대비 20%가량 추락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20일이었다. 8년5개월 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됐을 정도로 충격이 컸다. 회복 속도도 역대급이었다. 코스피지수는 100일도 채 되지 않아 60% 급등했다. 50조원에 달하는 유동성의 힘이었다.
짧은 공포 후 급등
코로나19가 우한 폐렴으로 불리던 지난 1월 하순만 하더라도 시장엔 공포보다 기대가 컸다. 연고점을 기록한 1월 22일, 한국은행이 작년 경제성장률이 2009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았다고 발표했지만, 주가는 올랐다. 코로나 공포보다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가 증시에 더 영향을 미쳤다. 화장품, 면세점 등 중국 관련주가 크게 올랐던 이유다.

신천지발(發) 코로나19 확산은 분위기를 한 번에 바꿔놨다. 전 세계가 휩싸인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에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주가는 물론 유가, 환율까지 요동쳤다. 전 세계 주가가 폭락했다.
개미군단이 이끈 '역대급 반전'…BBIG 올해 85% ↑

코스피지수는 3월 9일 2000선을 내준 후 속절없이 밀렸다. 외국인들은 하루에 1조원이 넘는 돈을 국내 주식시장에서 빼갔다. 하루에만 시총 50조원이 사라졌다. 같은 시기 미국 증시에선 하루에 2200조원이 증발했다. 개장 4분 만에 S&P500지수가 7% 넘게 떨어지자 ‘피의 월요일’로 불리는 1997년 10월 19일 이후 23년 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도 8년5개월 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지수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는 데 20거래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외환위기(83일), 글로벌 금융위기(55일)와 비교할 수 없는 속도였다.
예탁금 50조원 돌파
추락하던 증시를 멈춰 세운 것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중했다. ‘W자’ 회복 얘기를 들고나왔다. 또 한 차례 큰 폭으로 출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각국 정부가 나서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역사상 처음 맞는 위기에 각국 정부가 동시에 엄청난 돈을 풀었다. 유동성 장세가 시작됐다. 한국은행은 0%대로 금리를 낮추며 ‘제로금리 시대’를 열었다.

넘쳐나는 돈은 주식시장으로 몰렸다. ‘급락한 증시는 반드시 오른다’는 것을 경험한 개인들은 ‘동학개미운동’의 주역이 됐다. 이들은 삼성전자뿐 아니라 코스닥 시총 2위로 올라선 씨젠 등 코로나 수혜주도 사들였다.

반등장은 새로운 주도주를 만들었다. ‘BBIG’로 불리는 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의 성장성에 투자자들이 몰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LG화학, 삼성SDI,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 ‘BBIG7’은 올해 84.64%나 급등했다. 네이버는 4일 시총 50조원을 돌파하며 3위로 올라섰다. 미국 증시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넷플릭스, 테슬라 등 기술주가 증시를 이끌었다.
상승장 이어질까
전문가들은 돈의 힘이 이끄는 상승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9월께부터 내년 상반기 이익 전망치가 반영되면서 코스피지수가 우상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CIO)도 돈의 힘이 이끄는 종목 장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코스피지수가 중기 고점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등 국내 전기전자 업종에 외국인의 매수세가 쏠린다는 건 과거 통계상 중장기 고점에 들어섰다는 신호라는 설명이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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