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내식 수요가 늘고 해외에서도 ‘K푸드’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식품주의 2분기 실적 기대가 높다. 식품업종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동원산업이 2분기 깜짝실적을 내면서 다른 식품주들도 시장 기대치 이상의 성적을 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식품株, 동원산업發 '깜짝 실적' 잔치 벌일까
4일 동원산업은 8.04% 오른 20만1500원에 마감했다. 지난 6월부터 두 달간 하락세를 이어오던 주가는 전날 장마감 후 발표된 ‘깜짝 실적’ 덕에 급등했다. 동원산업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7209억원, 영업이익은 55.4% 증가한 89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시장기대치를 30%가량 웃돌았다. 자회사인 미국 참치캔 1위 업체 스타키스트의 2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덕이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된 3월부터 매출이 급격히 증가했다”며 “3분기에도 세계적으로 내식 수요 증가가 계속돼 매출 증가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동원산업 실적이 2분기 식품주 실적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타키스트의 호실적은 미국에서 가공식품 수요가 꾸준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냉동식품업체 쉬완즈 등 CJ제일제당의 미국 가공식품 법인, 농심 미국법인, 풀무원 미국법인의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원F&B도 호실적을 냈다. 2분기 동원F&B의 일반식품 부문은 작년보다 58% 증가한 10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주요 수익 창출원이던 참치와 발효유(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 대신 국물요리 등 상온 가정간편식(HMR), 냉동식품 등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당초 증권업계는 동원F&B의 수익성 개선이 어렵다고 봤다. CJ제일제당(비비고), 농심(쿡탐), 오뚜기 등 경쟁이 치열한 국물요리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해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었고, 경쟁사 대비 편의점 채널 매출 비중이 높아 코로나19의 타격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분기 영업이익률은 작년보다 0.9%포인트 올랐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개선이 가장 힘들어 보였던 동원F&B마저 가공식품 수요 확대로 영업이익률이 높아졌다”며 “주요 경쟁사인 CJ제일제당, 대상, 오뚜기, 풀무원 등의 국내 식품 사업부 실적 또한 시장 기대치보다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풀무원(4.78%), 삼양식품(2.94%), 대상(2.35%), 농심(2.98%) 등은 이달 들어 2~4%대 상승했다. CJ제일제당은 이날 52주 신고가(42만원)를 찍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