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2년8개월 만에 최고가에 올랐다. 올 들어서만 64% 급등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가공식품 수요가 세계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CJ제일제당은 7.25%(2만8000원) 오른 41만4000원에 마감했다. 2017년 11월 21일(41만6000원) 이후 최고가다. CJ제일제당 주가는 작년까지 힘을 쓰지 못했다. 2018년 9.7%, 2019년 23.6% 하락했다. 하지만 올 들어 64.0% 급등하며 약 3년치 낙폭을 다 만회했다.

코로나19 사태가 CJ제일제당 부활의 발판이 됐다. 사람들이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밥을 먹고 있기 때문이다. 자주 장을 보기도 힘들어 오랫동안 놔두고 먹을 수 있는 가공식품 수요가 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냉동만두 ‘비비고’를 앞세워 일찍이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2018년엔 미국 식품기업 슈완스를 인수해 선진국 중 코로나19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은 미국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로 미국에서 가공식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CJ제일제당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2분기 영업이익은 261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7.9%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간 영업이익은 1조1378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에선 CJ제일제당의 선전이 코로나19에 기댄 일회성 성과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코로나19 확산이 누그러지면 외식과 신선식품 수요가 살아나겠지만 이번에 CJ제일제당의 제품을 맛본 구매자의 일부는 계속 고객으로 남을 것이란 설명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주춤한 국내 시장에서 벌써 이런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새로운 경험을 한 소비자가 신규 소비층으로 유입되면서 간편식 수요가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가 추가로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의 주가 상승은 실적 정상화만 반영했다”며 “성장 기대를 고려하면 주가는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3배,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1.6배 수준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