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고수들의 증시 '나침반'
(4)고숭철 NH아문디자산운용 CIO

"주식비중 늘릴 때..새로운 변화에 적극 투자해야"
"수소경제 국산화 필요..잠재 수혜주 물색"
"미래 가치 겸비한 新가치주 등장할 것"
"신흥국보단 선진국 투자가 유망"
"비대면·수소경제株 시장 주도…상승장 이제 시작"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등장한지 약 7개월이 지났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작년대비 -3.3%를 기록했다. 아직 코로나19의 종결은 물론이고 경기의 반등조차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주식시장은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1월에 기록한 장중 연고점을 새로 썼다. 주식시장과 실물경기의 괴리를 놓고 올해 주식시장에 새롭게 입장한 ’동학개미‘들은 연일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궁금증을 풀기 위해 한국경제신문은 ‘여의도 고수’ 10명과 인터뷰했다. 네번째로 답변을 들려줄 전문가는 고숭철 NH아문디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다. 고 CIO는 1995년 조홍투자신탁운용에 입사한 이후 우리CS자산운용과 신협중앙회, 사학연금 주식운용팀장을 거쳐 지난 2018년에 NH아문디자산운용 CIO로 부임했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가입해 ‘대통령 펀드’로 유명한 필승코리아 펀드의 최종 책임을 맡고 있다. 그런 그에게 올해 시장에 대한 의견과 향후 전망을 물었다.

▶ 코스피지수가 3개월 간의 급격한 상승장 끝에 올해 고점에 근접했습니다. 점차 지수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일종의 박스권이 연출되고 있는데, 상승장의 종료 신호로 해석해야 할까요?

▷우선 지금까지 한국 증시가 보인 모습을 상승장이라 부를 수 없다는 점부터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코로나19 발발 이전을 포함한 올해의 지수 평균은 작년의 연간 평균을 밑돌고 있습니다. 물론 코로나19로 1400대라는 극적인 저점까지 추락한 이후 올라오다보니 상승장으로 오해할수 있습니다만, 연간으로 보면 지금의 증시는 딱 작년말 정도의 국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상승장이 끝났다기보다는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상승장의 시작점 아닌가 하는 것이 저희 NH아문디자산운용의 하우스 뷰입니다.

▶상승장의 시작이라는 시선이 굉장히 과감합니다. 그렇다면 본격적인 상승장의 신호는 무엇이 될까요?

▷올해 증시를 둘러싼 무수한 예상들을 무너뜨린 변수는 결국 코로나19였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시장도 코로나19라는 변수 없이는 논할 수 없습니다. 코로나19의 종식 선언이 본격적인 상승장을 알리는 신호가 될 것입니다.

이미 저희는 지난 몇달 동안 치료제 혹은 백신의 개발 소식이 나올 때마다 글로벌 증시가 급등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물론 이는 아직 중간과정일 뿐입니다. 앞으로도 증시는 코로나19를 완전히 해결하기 전까지는 지금의 박스권을 단기적으로나마 이어갈 것으로 봅니다. 다만 분명 변동성 장세의 하단은 과거보다 훨씬 높은 지점에서 형성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올해 증시를 이끌어온 네이버와 카카오, 등 코로나19시대 주도주들이 최근 다소 조정을 받는 모습입니다. 이런 모습이 일시적인 조정인가요, 아니면 다른 새로운 주도주에게 자리를 내주기 위한 하락 사이클로의 전환일까요?

▷인터넷과 바이오, 2차전지 등은 여전히 매력적인 섹터일 것으로 보입니다. 일시적인 조정으로 보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됐기 떄문에 언택트 관련 부분이 각광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의 일상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는 뒤바뀌었습니다. 온라인 소비는 늘어났고, 세계 각국은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이전까지 이 주도주들이 추상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이야기했다면 지금은 그 변화를 실제로 피부에 와닿게 겪고 있는 셈입니다. 이들 역시 일시적인 조정을 겪을 수 있겠지만, 시장은 결국 이들의 변화 그 자체에 높은 가치를 매기고 있습니다. 점차 이런 기대는 실적 발표를 거치면서 확신으로 바뀔 것이고는, 그 과정에서 지금은 고평가로 보이는 부분들이 해소될 것입니다. 이들이 주도주의 자리를 내려놓는 일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연말까지 글로벌 주식시장이 다시 급락할 가능성은 없는 것인가요.

▷이미 글로벌 증시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한번 급락했습니다. 당시에는 그야말로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정작 코로나19가 크게 퍼지지 않은 상황이었고, 사망률이나 전염성 등 여러 정보가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오히려 이런 공포가 시장의 낙폭을 더욱 키웠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코로나19가 세계에 퍼진지 반년이 넘었습니다. 사람들이 심리적 느끼는 공황의 정도가 많이 해소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가 다시 한번 확산하면서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게 되더라도 6개월 전과 같은 급락은 없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중 무역분쟁 갈등에 대한 불안도 존재합니다만 저희는 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는 지금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에 대처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경기를 살려야하는 상황에서 위축을 불러올 수 있는 무역분쟁을 전면전으로 확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상당히 낙관적인 시장전망인데요. 이런 전망이 NH아문디자산운용의 펀드 포트폴리오에 어떻게 반영되어있나요?

▷당연하지만 저희가 운용하는 주식형 펀드들은 반드시 일정 비중 이상 주식 자산들을 담아야합니다. 이미 그 기준은 훨씬 충족한 상태고요, 결국 문제는 이제 포트폴리오를 어떤 종목과 어떤 산업 위주로 채워가냐인데요. 저희는 기존에 강세를 보였던 비대면(언택트) 관련주들과 더불어 새로운 테마를 이룰법한 종목들로 투자비중을 높여서 담고 있습니다.

▶새로운 테마라면 어떤 업종들을 말씀하시는건가요

▷그린 뉴딜, 즉 친환경 관련주입니다. 저희는 한국의 농협금융지주와 유럽의 아문디가 합작해 만든 회사기 때문에 아문디 본사에서 발간하는 다양한 자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자료들을 참고하면 유럽은 기후변화, 친환경 쪽 투자가 굉장히 활성화되어있고 관련 직접 및 대체투자가 상식화되어있습니다.

사실 아직 아시아에서는 친환경 관련 업종에 투자하는게 그렇게 대세가 된 상황은 아닙니다. 전세계 트렌드와 비교하면 후발주자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결국 피할 수 없는 변화라고 보고 언택트와 동일한 무게를 두고 주목하고 있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업종을 말하자면 친환경 에너지, 모빌리티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친환경 에너지는 기존 신재생 에너지는 물론, 수소경제를 포함한 개념입니다. 정부의 계획대로 수소경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산업만큼이나 국산화가 중요합니다. 아직 수소산업의 여러 부분들이 국산화가 필요한 단계기 때문에 잠재적인 수혜주들을 열심히 물색하면서 투자를 집행하고 있습니다. 모빌리티는 2차전지와 전기차는 물론, 수소경제와도 접목된 개념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시장에서 주목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에 몸을 담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개별 산업과 종목의 전망만큼이나 각종 거시경제 지표를 신경쓸 수 밖에 없는데요. 시장의 방향성을 포착하기 위해 앞으로 가장 주목해야 하는 지표나 이벤트 등은 무엇이 있나요

▷우선 국민총생산(GDP)나 기업의 실적과 같은 전통적인 경제지표에 대해서는 예전에 비해 중요도가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지표들은 2분기나 3분기 동안 전년대비 마이너스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애초에 시장의 기대감 자체가 크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이들이 증시의 급락을 불러올 가능성은 낮고, 동시에 이들이 예상을 상회하며 급등을 불러오기도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봐야하냐는 질문의 답은 결국 유동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모든 경제지표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증시가 3월 급락장에서 탈출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세계 각국 정부의 무제한적인 재정정책, 즉 유동성 공급입니다. 현 시점에서도 전세계적으로 추가적인 재정정책이 논의가 되고 있는데, 이런 논의가 얼마나 진전되는지를 점검하고 실제로 어느 정도의 자금이 풀리는지를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 추가로 더 공부를 한다면 코로나를 해결할 수 있는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 속도를 체크할 것을 권장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세계 각국 증시의 주인공은 성장주였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는 성장주의 가치주 대비 강세가 10년 넘게 이어지면서 가치주의 시대는 끝났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시장 리더로서의 가치주는 끝났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결코 가치주가 끝났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앞으로 전통적인 가치주들이 시장을 이끌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가치주로 분류되는 개별 종목이야 충분히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다만 투자자들의 자금이 소위 말하는 ‘가치주 스타일’에 몰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주식시장은 꿈이 있고, 미래지향적인 기업과 산업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시장 참여자들도 이 명제에 동의하고 있고요. 결국 전통적인 가치주보다는 새로운 개념의 가치주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래지향적인 기업들이면서 가치주의 매력을 갖춘 기업들이 새로운 가치주가 될 것입니다.

▶‘새로운 가치주’라는 개념이 흥미로운데요. 이 개념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과거의 정의부터 살펴봅시다. 한국 주식시장에서 통용되던 기준은 12개월 선행 실적으로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주가순자산비울(PBR) 1배입니다. 어떤 종목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이 기준을 웃돌면 고평가 받는 성장주, 그 아래면 저평가받는 가치주라고 불려왔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건 지극히 경험적인 기준입니다. 과거의 밴드를 기준으로 적정가치를 판단한 것이지요. 저는 이런 기준들이 미래에도 적용이 될지 의심스럽습니다. 앞으로는 우리가 생각하는 절대적인 레벨, 소위말하는 절대 저평가가 크게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 종목들은 즐비하지만, 결국 투자자들은 이런 종목들을 찾지 않으니까요.

지금 시장을 보면 친환경이나 인터넷 산업에서 앞서나가는 기업들의 투자지표는 전통적인 기준으로는 그야말로 말도 안되는 수준입니다. 상호간의 비교조차 어려운 정도죠. 그만큼 투자자들은 미래에 가치를 주고 있습니다. 과거의 지표에 고집하기보다는 미래가치가 있는 부분들은 반영해서 새로운 가치주의 밴드, 과거와는 비교하기 어렵게 높은 PER 수준으로 가치주가 재평가될 것입니다.

▶미국 증시가 여전히 건재한 가운데 최근에는 중국 증시도 강세입니다. 만약 CIO님이 지금 해외주식에 투자한다면 미국과 중국 어디가 좋을까요.

▷미국 중국으로 나누기보다는 선진국과 신흥국으로 보는게 맞습니다. 세계경제가 불안정한 이런 혼란기에는 선진시장이 반등을 하더라도 먼저 하고 하락하더라도 덜 떨어집니다. 또한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선진시장에 포진해 있습니다. 그렇기에 신흥국, 즉 중국보다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시장에 투자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흥국의 투자비중을 높이는 것은 코로나19 리스크가 가라앉을 때 해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하지만 올해 각국 증시의 흐름을 보면 중국은 덜 떨어지고 일부 선진국보다는 더 오르지 않았나요

▷중국은 미리 떨어졌다고 보는게 정확합니다.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가 코로나19로 공황상태였던 사태 초창기에 중국은 이미 확진자수가 줄어들며 상황이 개선되고 있었습니다. 시장의 하락과 반등에 시차가 있었을 뿐입니다. 중국 역시 글로벌 증시의 반등을 따라가긴 하겠지만 향후에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은 고점이 더 높은 선진시장입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투자자 입장에서 포트폴리오 내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할때인가요, 줄여야 할 때인가요.

▷주식비중을 늘려야 할 때입니다. 지금 줄인다는 것은 시장이 많이 올랐다, 고평가이기 때문에 줄여야된다는 주장을 하는 것입니다. 물론 코스피지수를 보면 1400대에서 2200대까지 간 것이기 떄문에 많이 올랐다는 판단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사실 한국 증시는 아직 연간으로는 오르지 못한 상황입니다. 지금까지는 글로별 경제가 어려움을 해쳐나가는 과정에 투자한 것이라면 이제부터는 코로나19 이후 세상의 변화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지금 주식을 포기한다는 것은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투자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 아직은 옥석을 가릴 시점이 아닙니다.

▶시장이 그렇다면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까요. 아까 기존의 지표들이 의미없다고 말씀하셨지만, 시장의 잠재적인 고점을 PER이나 PBR로 표현할 수 없을까요

▷PER을 비롯한 밸류에이션이 의미가 없다기보다는, 시야를 조금 더 넓혀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전통적인 12개월 선행 실적을 기준으로 한 PER PBR로 기업과 시장의 적정가치를 판단하기에 지금은 너무나도 많은 변화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주요 기업들이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가는 상황에서 지금 당장의 실적을 보고 얼마가 비싸고 얼마가 싸다는 논쟁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보다 먼 미래를 보면서 어떤 기업이 어떤 장기계획을 제시했고, 어떤 투자테마를 제안하는지를 판단하고 투자하는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공부가 많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이러면 결국 투자자들 간의 리서치 능력 싸움 아닌가요?

▷공부를 많이 해야하는 것은 맞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생각해봤습니다만, 과거와 달리 현재의 주식시장에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소멸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와 달리 기업들은 대부분의 주요 정보를 개방했습니다. 기관투자가의 불공정 정보를 활용한 투자도 법으로 제한되었죠. 그렇기에 투자의 문화가 전반적으로 상당히 건전해지고, 누가 더 주식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공부했나가 투자들의 성패를 가르게 됐습니다. 지금 주식시장으로 쏠리는 자금은 단순한 저금리에 따른 머니무브가 아닙니다. 말 그대로 사람들이 미래를 지향하고, 그 미래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주식을 투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미래지향적인 주식투자의 매력이 앞으로도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널리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렇다면 주식을 시작하는 투자자를 위해 1억원으로 포트폴리오를 짠다면 CIO님은 자산별 비중을 어떻게 가져갈 것을 추천하십니까.

▷주식 매니저 출신으로서 100% 주식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만 개인에게는 너무 위험한 측면이 있습니다. 새로운 투자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언제나 어느 정도 유동성을 보유할 필요가 있죠.

저는 자금의 80%를 적립식으로 주식에 투자하면서 20%는 새로운 투자 기회를 위한 준비자금으로 갖춰두는 것을 권고합니다. 이 20%가 꼭 현금일 필요는 없습니다. 채권도 좋고, 다른 자산이어도 크게 상관 없습니다. 다만 언제든지 주식 투자로 전환할 수 있는 유동성이 높은 투자자산에 투자할 것을 추천합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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