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상승세가 커질수록 중소형주는 주춤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삼성전자와 중소형주 주가가 엇박자를 보이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30일 메리츠증권은 삼성전자와 중소형주(코스닥) 주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코스닥 상승률과 코스피200 상승률 격차를 통해 중소형주가 강세였던 시기와 대형주가 강세였던 시기를 확인했다. 2005~2006년과 2015~2016년 중소형주 강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 주가가 지지부진하며 박스권에 머물렀던 시기다.

최근 돌아온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대거 순매수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질주는 중소형주가 주춤할 수 있다는 ‘시그널’이 되기도 한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24일부터 5거래일간 약 10% 올랐다.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TSMC 주가가 급등하면서 삼성전자도 따라 올랐다. 최근 인텔이 신규 공정 지연으로 반도체 생산을 외주화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세계 1위 파운드리인 TSMC의 몸값이 올라갔다.

TSMC와 삼성전자는 세계 1, 2위 파운드리 업체다. TSMC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3.2배, 삼성전자는 12.6배다. 그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순매수 기조를 언제까지 이어갈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경쟁사인 TSMC와의 격차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의 상승 여지가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중소형주 쏠림 현상은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평가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장주의 복귀는 반길 일이지만 대형주 선전으로 중소형주는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다는 점을 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