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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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여의도 증권가(街)에서도 당분간 금값 상승을 지지하는 장밋빛 분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유일하게 흠이라면 최근 가격 급등으로 투자 수요가 너무 많이 몰렸다는 점입니다. 단기적으로 조정이 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29일 오전 8시37분(한국시간) 현재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3,2달러(0.17%) 상승한 1967.2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전날에는 장중 2000달러까지 오르면서 역대 최고가로 치솟았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3월 온스당 1458달러까지 내렸던 금은 불과 4개월 만에 500달러가 올랐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 나라의 경기가 침체되면서 금융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주식과 채권 등을 가리지 않고 현금화해 안전자산인 '금'을 사들였습니다. 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가격도 상승했습니다.

경기 침체를 피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내리고 대규모 유동성(자금)을 공급한 점도 금 수요를 부추겼습니다. 이 같은 조치는 우리가 사용하는 '돈'의 가치를 끌어내렸고, 금과 같이 실물이 있는 자산의 가치를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신흥국 경기가 일부 회복하면서 장신구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습니다. 금 수요 가운데 장신구 비중은 2019년 기준 40%를 웃돌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달러 약세 등이 금 가격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승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낮은 수준의 실질금리, 달러화 약세, 코로나19에 따른 경기회복 불확실성 등 불안 요소가 여전히 남아있다"며 "이 같은 요인은 금 가격의 강세를 지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치솟는 금값…호재에 가린 유일한 악재는 [이슈뒤집기]
당분간 금 가격 상승을 막을 눈에 띄는 악재는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이 과매수(오버슈팅) 구간에 진입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금의 기대 가치는 과거 고점들의 평균을 넘어섰습니다.

이 증권사 최진영 연구원은 "기술적 측면에서 금과 반대로 움직이는 달러인덱스의 기대 가치는 과매도 구간에, 금 기대 가치는 이미 과매수 기준선을 웃돌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달러화는 강세를, 금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단기 조정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등으로 일부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난 3월과 같은 큰 폭의 급락보다는 소폭 조정에 가까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