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 주가가 약 5개월 만에 2만원대에 근접했다. 상반기에 국내 광고 업종을 집중 매도한 외국인투자자가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요 광고주를 다시 매수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광고주의 실적 악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도했다며, 3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및 주가 회복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광고株 실적 우려 지나쳤나…제일기획 '기지개'
28일 제일기획은 8.79% 오른 1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증시가 급락하기 이전인 3월 5일(2만500원) 이후 최고가다. 이달 들어 제일기획 주가는 20.73% 올랐다. 경쟁사인 현대자동차 계열 광고대행사 이노션도 같은 기간 9.17% 상승했다.

광고 업종은 4월 이후 펼쳐진 증시 반등장에서 유독 더딘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지수가 올해 고점에 근접했지만 제일기획은 아직 1월 15일 고점(2만3950원)에 비해 17.33% 낮다. 세계 기업들의 영업활동이 코로나19로 위축되면서 광고비 지출이 급감한 영향이다. 상반기 외국인은 제일기획과 이노션 주식을 각각 2268억원, 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하반기에 접어든 이달부터다.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한 ‘2분기 저점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제활동 위축으로 2분기 광고대행사들은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하반기 들어 세계적으로 기업들의 광고비 지출이 디지털 광고를 중심으로 재개되면서 연말까지 주가 흐름을 고려하면 주가 매력이 살아났다”고 평가했다.

국내 광고대행사들은 디지털 광고 비중이 높아 하반기에 강한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기획은 매출총이익의 40% 이상이 디지털에서 발생해 코로나19 타격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이노션은 하반기에 현대·기아차의 신차 출시 및 제네시스 브랜드 마케팅에 힘입어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일기획과 이노션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각각 13.6배, 12.4배로 해외 경쟁사인 덴쓰(17.7배)보다 저평가된 상태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