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953억원어치 순매수
"현물은 팔아 차익거래 가능성"
외국인이 코스닥150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코스닥시장 상승에 베팅한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단순 차익거래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코스닥150 ETF 사는 외국인…상승場에 베팅?

외국인은 이달 들어 23일까지 ‘KODEX 코스닥150’ ETF를 95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TIGER 코스닥150’ ETF도 347억원 규모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각각 외국인이 많이 순매수한 종목 7위와 22위다. 두 코스닥150 ETF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는 지난 4월부터 늘기 시작해 올해 순매수액은 4829억원에 이른다. 외국인이 코스닥시장 상승에 베팅한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코스닥150지수는 올해 22.7% 올라 코스피지수(0.8%)나 코스피200지수(-0.5%) 성과를 한참 웃돌고 있다.

다만 증권가 전문가들은 차익거래 성격이 강하다고 본다. 김찬영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팀장은 “외국인이 코스닥150 ETF를 사면서 현물은 팔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ETF를 사고, 고평가된 현물은 파는 차익거래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TF는 증권거래세(0.25%)가 면제돼 기초자산의 순자산가치(NAV)보다 약간 싼 게 정상이다. 하지만 ETF 가격이 NAV보다 지나치게 낮으면 차익거래 유인이 발생한다.

현재 KODEX 코스닥150의 괴리율은 -1.04%다. 지난달 29일에는 -1.45%까지 벌어졌다. 그만큼 NAV보다 싼값에 ETF가 거래된 것이다. 코스닥150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바이오 종목이 최근 급등한 영향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로 현·선물 차익거래가 원활하지 않은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150의 선물 가격에서 현물 가격을 뺀 스프레드는 이론상 1.36포인트지만 실제 스프레드는 -10.53포인트에 이른다. 선물 대비 현물의 고평가 정도가 심하다는 뜻이다.

이럴 때 외국인은 저평가된 ETF를 매수한 뒤 종목으로 돌려받아 현물을 파는 식으로 차익거래할 수 있다. 외국인은 이달 코스닥시장에서 984억원, 올 들어 1조789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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