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22일 미국과 중국의 갈등 고조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관련 긍정적인 소식으로 소폭 올라 출발했다.

오전 9시 52분(미 동부 시각)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1.56포인트(0.23%) 상승한 26,901.96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8.84포인트(0.27%) 오른 3,266.1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0.01포인트(0.37%) 상승한 10,720.38에 거래됐다.

시장은 미·중 긴장과 코로나19 백신 관련 소식, 주요 기업 실적 등을 주시했다.

미국이 중국에 휴스턴 주재 총영사관을 72시간 이내에 폐쇄하라고 전격적으로 요구해 양국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미 국무부는 미국의 지적 재산권과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총영사관 폐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잘못된 결정을 즉각 취소할 것을 촉구한다"며 "미국이 고집을 부린다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외신은 중국 정부가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우한(武漢) 주재 미 영사관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긍정적인 소식이 나온 점이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미국 보건복지부(HHS)는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 중인 백신이 3차 임상시험에서 효과와 안정성을 입증하면, 1억회분을 19억5천만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HHS는 연말까지 최소한 하나의 유효한 백신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실적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전일 장 마감 이후 실적을 내놓은 스냅의 경우 일간 사용자 수가 시장 예상에 못 미치면서 주가가 개장전 거래에서 6%가량 하락세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16억 달러 이상 순손실을 보고했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장전 거래에서 주가도 소폭 약세다.

다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날 장 마감 이후 나올 테슬라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에 쏠려 있다.

테슬라가 네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해 S&P500 지수 포함 조건을 충족했을지가 특히 관건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기 전에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는 우려를 표했다.

그는 다만 전국적인 봉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치료제와 백신이 조만간 나올 수 있다는 기대도 유지했다.

미국의 추가 부양책 도입 시기와 내용 둘러싼 불확실성도 투자 심리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실업 보험 추가 지원 등 주요 프로그램이 이달 말 종료되는 만큼 새로운 부양책 합의가 시급한 상황이다.

백악관과 민주당이 이번 주 본격적으로 협상을 시작했지만, 여전한 견해차를 고려하면 빠르게 합의가 도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전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양책이 다음 주 말까지 합의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개장 전에는 주요 지표 발표가 없었다.

개장 이후에는 6월 기존주택판매가 발표될 예정이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충돌이 시장의 긴장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보뱅크의 리처드 맥과이어 미국 이자율 담당 대표는 "휴스턴 영사관 폐쇄 소식은 표면적으로 보면 바이러스 규모만큼이나 심각한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시장의 심리도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두 슈퍼 파워의 추가 긴장 고조를 고려하면 시장 심리에 미친 충격은 다소 온건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약세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0.98% 내렸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9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36% 하락한 41.35달러에, 브렌트유는 1.17% 내린 43.80달러에 움직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