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도입이래 年기준 역대 최다
임대주택·주유소·해외 부동산…
다양한 기초자산 상품 쏟아져
규제 옥죄는 부동산투자 '대안'

"배당 수익률만 따지기보다는
기초자산·투자구조 등 살펴야"
올해 하반기 다양한 기초자산을 담은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상품이 쏟아져 나온다. 연내 상장될 예정인 리츠의 총 공모액은 2조원이 넘는다. 현재 국내에 상장된 7개 리츠 시가총액보다 크다. 규제가 강화되는 부동산 투자의 대안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상품도 그동안 오피스빌딩과 유통 등에 치중돼 있었지만 민간임대주택, 주유소, 해외 부동산 등으로 다양해져 투자자 선택 폭이 넓어지고 있다.
9개 리츠 상장…공모액 2조원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인 리츠는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미래에셋맵스제1호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 마스턴프리미어제1호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신한서부티엔디리츠, 이에스알켄달스퀘어리츠 등 모두 8개다. 이날 올해 공모리츠 1호로 상장한 이지스밸류리츠(4,480 +0.22%)는 8.12% 하락 마감했다.

2001년 국내에 리츠가 도입된 이후 연간 기준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들의 총 공모액은 2조원을 웃돈다. 이는 현재 국내에 상장된 7개 리츠 시가총액을 다 합친 것보다 많다.

새로 상장되는 리츠는 주유소, 민간임대아파트, 물류센터 등 기초자산도 다양하다. 다음달 상장하는 국내 첫 주유소 리츠인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코람코가 지난해 현대오일뱅크와 손잡고 인수한 SK네트웍스(5,040 +0.80%) 주유소 187곳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주유소를 임대하고 받은 임대료를 투자자들에게 배당한다.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도 처음 나온다. 다음달 상장을 앞둔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파이낸스타워에 투자한다. 이 건물은 임차인으로 벨기에 정부기관인 건물관리청이 입주해 있는 데다, 2034년까지 중도해지 옵션이 없는 임대차 계약이 맺어져 있어 안정적 배당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마스턴프리미어제1호리츠는 프랑스 파리의 크리스털파크에 투자하는 재간접 리츠다. 삼성증권이 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크리스털파크의 물량을 비롯해 미국 부동산펀드 수익증권 등을 담는다.

업계 최초로 민간임대아파트에 투자하는 이지스레지던스리츠도 오는 22일 상장된다. 최근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각광받는 투자처인 수도권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이에스알켄달스퀘어리츠도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다.
펀더멘털·환노출 가능성 등 살펴야
국내에선 올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위험 고수익 상품으로 자금이 빠르게 이동하면서 리츠 등 고정수익 장기투자 상품의 인기가 시들해졌다. 상장리츠의 주가 수익률도 연초 대비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이리츠코크렙(5,250 +0.77%)은 지난해 7000원대까지 올랐지만 최근 5000원대로 내려왔다. NH프라임리츠(4,245 +0.83%), 케이탑리츠(778 +0.39%) 등도 올 들어 20% 떨어졌다. 작년 4299억원을 공모한 국내 최대 상장리츠인 롯데리츠(5,200 -0.19%)의 주가도 연초 대비 16%가량 하락했다.

이들 리츠 대부분이 경기에 민감한 오피스빌딩이나 백화점, 마트, 쇼핑몰, 호텔 등 리테일에 치중돼 있어 코로나19 충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이에 반해 미국 등 해외에선 통신기지국, 데이터센터, 물류창고 등 비대면 시대 성장성이 높은 기초자산에 투자하는 리츠가 좋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코로나19로 임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크라운캐슬’ ‘디지털리얼티’ ‘에퀴닉스’ 등 성장형 리츠의 수익률은 올 들어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기초자산 꼼꼼히 살펴야
리츠 상품과 구조가 계속 다양해지는 만큼 단순히 배당수익률만 보기보다는 시장변동성, 기초자산의 펀더멘털, 투자구조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츠 투자의 핵심은 기초자산, 스폰서(연기금, 운용사, 건설업자 등), 투자구조 세 가지”라며 “스폰서의 신뢰도와 임차인-자산관리회사(AMC) 간 계약구조를 보면 지속 가능성과 안정적인 배당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차인의 수준이나 임대차 계약 만료 기간이 일정 시점에 몰려 있는지 등도 살펴 리스크를 줄이는 게 좋다는 얘기다.

저금리 시대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제공한다는 것이 리츠의 장점이지만 배당 축소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국내 리츠 중 올 상반기 배당금을 줄인 곳은 없었다. 신한알파리츠(6,810 -0.15%), NH프라임리츠, 이리츠코크렙, 롯데리츠 등은 임대율이 97~100%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 악화로 공실이 늘어나면 경기 민감 리츠는 배당이 꺾일 가능성도 있다.

해외 부동산 투자 리츠는 환위험 노출도 주의해야 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예상 배당금 기준 연간 배당수익률이 7%대로 높은 수준이지만 환위험에 노출돼 있어 원화가치가 하락할 경우 배당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며 “결산시기마다 평가손익이 반영되는 만큼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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