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KT&G의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회계처리 위반 안건과 관련해 ‘고의성을 확인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중과실로 결론 내렸다.

15일 금융위에 따르면 증선위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4차 회의를 열고 KT&G에 △증권발행 제한 2개월 △감사인 지정 1년 △시정 요구 △개선 권고 조치를 내렸다.

지난 5월 금융위 산하 감리위원회에 이어 증선위까지 고의적 위반으로 판단하지 않으면서 KT&G는 검찰 수사를 피하게 됐다. 증선위는 회계처리 기준 위반 시 고의, 중과실, 과실로 구분한다. 고의로 판단한 경우엔 검찰 고발·통보 등의 조치로 이어진다.

KT&G는 2011년 인수한 트리삭티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이 여전히 구주주에 있었음에도 이 회사를 연결 대상 종속기업으로 재무제표에 포함시켰다. 이후 구주주 잔여 지분을 인수해 지배력을 확보한 뒤에도 일부 사업 결합 회계처리를 누락했다. 이 밖에 중동 담배업체인 알로코자이와의 계약 관련 충당부채를 제대로 쌓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2017년 11월 감리에 착수한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고의적 분식회계로 판단하고 검찰 통보와 임원 해임 권고 등을 포함하는 중징계 조치를 KT&G에 사전 통지했다. 그러나 회계전문심의기구인 감리위는 지난 5월 정례회의에서 고의성을 입증할 정황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