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발목잡힌 CJ CGV…유상증자도 '가시밭길'
CJ CGV가 24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영화산업에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자금 조달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CJ CGV는 유상증자를 위해 오는 20, 21일 이틀간 기존 주주들과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새로 발행할 주식은 1393만8687주로 현재 유통 주식(2116만1313주)의 65.8%에 달한다. 이 회사는 이번에 조달하는 2404억원을 차입금 상환 재원과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주가가 장기간 내리막길을 걷고 있음을 고려하면 주주와 임직원의 관심을 끌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14일 CJ CGV 주가는 1만9850원으로 마감했다. 유상증자 계획 발표 직전인 지난 5월 7일(2만5700원) 이후 22.7% 떨어졌다. 기간을 1년으로 넓히면 하락률은 50.4%에 달한다. 주당 1만7950원이던 신주 발행 가격도 지난달 1만7250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16일 확정될 최종 발행 가격은 이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영화관산업 불황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사람들이 밀폐된 공간을 피하면서 영화 관객 수는 급격히 줄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1~5월 국내 영화 관객 수는 2855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9% 감소했다. CJ CGV는 올 1분기 영업손실 716억원, 순손실 1185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올 들어 CJ CGV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떨어뜨리고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앞서 이 회사는 터키 리라화 가치 폭락에 따른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평가 손실로 2018년(1885억원)과 지난해(2390억원) 잇달아 대규모 순손실을 냈다.

그나마 신작이 조금씩 등장하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지난달 ‘결백’ ‘사라진 시간’ 등이 개봉한 데 이어 ‘반도’(7월 15일) ‘강철비2’(7월 29일) ‘테넷’(8월 12일) 등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관을 찾는 관객도 조금씩 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4월 평균 5만 명 수준까지 급감한 휴일 영화 관객 수는 지난달 마지막 주 41만 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평균 휴일 관객 수는 약 100만 명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