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약은 경쟁사보다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등 다섯 개 지표값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앞으로 배당성향이 낮아질 수는 있지만 이익 증가로 주당 배당금 증가를 전망합니다.”
한국투자증권 'AI 리서치' 본격 서비스
지난 10일 한국투자증권이 내놓은 종목 분석 내용의 일부다. 이 리포트는 리서치센터 소속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것이 아니다. 이 회사의 인공지능(AI) 리서치 서비스인 ‘에어(AIR·AI Research)’가 분석한 내용이다. 머싱러닝 기법을 접목한 이 서비스는 매일 10만 건 이상의 분석 자료를 학습하고 3만여 건의 뉴스 콘텐츠를 분석해 주요 경제뉴스와 기업정보를 제공한다.

한국투자증권이 이달부터 AI를 활용한 리서치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이고 디지털 금융 부문을 대폭 강화해 증권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최초로 선보인 AI 리서치 서비스 에어는 중소형주 부문에서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증권사 리서치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던 다양한 중소형주 분석 서비스를 적시에 제공할 수 있어서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10월부터 에어의 취급 영역을 해외 주식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 3월에는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온라인 금융상품권’을 출시해 주목받았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메뉴를 이용해 커피 쿠폰처럼 쉽게 구매하거나 선물할 수 있는 상품권이다. 받은 상품권으로 해당 금액만큼 금융상품을 골라서 투자할 수 있다. 전체 금융상품권 등록 고객 중 약 70%가 2030세대로 젊은 층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 때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본부를 신설해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하반기 ‘금액 단위’ 해외 주식 투자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그동안 한 주 단위로 구매해야 했던 해외 주식을 소수점 여섯 번째 자리까지 나눠 원하는 금액으로 사고팔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받기도 했다.

디지털화 전략은 고객 편의 개선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4월에는 증권사 최초로 자체 기술로 개발한 ‘한국투자 인증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문이나 안면 인식, 간편비밀번호로 로그인과 이체까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취임 초부터 디지털 금융 경쟁력 제고를 강조해온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밀레니얼 세대가 본격적으로 금융 소비자층으로 유입되는 것에 대비하고 있다”며 “리테일그룹과 DT본부, IT본부를 중심으로 관련 상품 및 플랫폼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