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를 이어가던 인터넷·바이오 업종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동안 오르지 못한 금융 등 경기민감주는 급등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라고 하지만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비대면주 '숨고르기'…車·조선·금융주 급등
13일 코스피지수는 1.67% 오른 2186.06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002억원, 201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은 2888억원어치 순매도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1.08% 올라 781.19에 마감했다. 주가 상승은 미국 시장의 움직임을 따라간 것이라는 평가다. 지난 10일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을 60% 이상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자 미국 주요 지수가 모두 상승했다.

국내 증시에서 인터넷, 바이오주는 주춤한 반면 철강, 조선, 화학, 자동차, 금융, 증권 등 기존에 오르지 못한 종목이 급등했다. 한국조선해양(7.17%), 금호석유(10.6%), 현대모비스(6.23%), 하나금융지주(5.63%), 키움증권(8.92%) 등이다. 반면 네이버(-0.67%), 삼성바이오로직스(-0.14%), 카카오(-0.98%), SK바이오팜(-3.16%) 등 시총 상위 종목은 소폭 하락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소외된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가 오른 것은 미국 시장 상황과 비슷하다”며 “주도주가 일시적으로 쉬어가고, 그동안 못 오른 종목이 키를 맞추면서 시장이 선순환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한국전력도 6.95% 오르는 등 그동안 지나치게 저평가된 종목들이 상승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키 맞추기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반등장을 이끈 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 등의 주도권이 경기민감주로 넘어갈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CIO)은 “각국 정부가 유동성을 회수하지 않는다는 것은 경기 회복에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라며 “철강, 화학, 자동차 업종이 단기간에 회복될 수 있다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주도주는 주가가 이미 많이 오른 상황에서 경기민감주가 바닥을 쳤다고 판단해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선 것이지 이를 완전한 경기 회복의 시그널로 볼 수는 없다는 의미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