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곳 중 7곳이 한달내 고점 찍고 내리막

삼성에스디에스·토니모리 등
반짝 급등했다가 하락 지속
KT&G는 상장 두달 후부터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기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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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상장한 SK바이오팜(176,500 +0.57%)의 청약 증거금 규모는 31조원이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일반청약 경쟁률 기록도 새로 썼다. 323 대 1이었다. 그동안 역대 최고 기록 자리를 지켰던 제일모직의 증거금은 30조원, 경쟁률은 195 대 1이었다.

이후에도 SK바이오팜은 ‘최초 신화’를 이어갔다. 2일 상장 직후 ‘따상(상장 첫날 공모가의 두 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을 기록한 데 이어 이틀 더 상한가를 쳤다. 4만9000원이던 주가는 1주일 만에 20만5500원이 됐다.

이제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은 “더 오를 수 있을까”다. 약 20년간 흥행한 공모주 10개의 역사를 분석해 공모주의 운명을 예측해봤다.
SK바이오팜發 과열주의보?…역대 흥행주들 1년 주가 살펴보니

“초기 과열에 주의”
한국경제신문은 10일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에 의뢰해 지난 20년간 상장한 기업 중 청약 증거금이 크거나 경쟁률이 높았던 블록버스터급 공모주 10개를 뽑아 이들의 1년간 주가를 분석했다. 카카오(다음커뮤니케이션)·KT&G(79,900 -0.13%)(1999년 말), 롯데쇼핑·삼성카드·삼성생명(2000~2010년), 제일모직·삼성에스디에스(169,000 +0.90%)·삼성바이오로직스(741,000 +0.82%)·셀트리온헬스케어(98,100 +0.62%)·토니모리(10,750 +0.47%)(2010년 이후) 등 10개 기업이다.

이들 기업 중 상장 후 한 달 내 고점을 찍고, 1년 안에 그 고점을 다시 한번 넘어선 기업은 세 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7개 기업은 상장 직후 한 달 내 고점을 찍고 1년간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1999년, 그 당시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11조원의 청약증거금을 모은 KT&G는 상장한 지 두 달 뒤부터 공모가 이하로 하락해 1년간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했다. 다시 공모가를 회복한 것은 2004년의 일이다. 1999년 11월 상장한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의 청약 경쟁률은 186 대 1에 달했다. 초반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관심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약 한 달 뒤인 12월 28일 최고점(38만6000원)을 찍은 후 폭락했다.

2000년대 대표 공모주는 롯데쇼핑, 삼성카드, 삼성생명이다. 롯데쇼핑과 삼성생명은 상장 직후에도 공모가 수준의 주가를 유지했고, 1년 내내 공모가 이하의 주가를 형성했다. 삼성카드는 상장 직후 한 달 내 주가가 공모가의 140% 수준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하락해 1년간 이때의 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
초기 과열 적으면 꾸준히 상승
2010년 이후 흥행한 종목은 제일모직, 삼성에스디에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헬스케어, 토니모리 등이다. 이 중 눈에 띄는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헬스케어다. 지금의 인기와 달리 공모 당시에는 투자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일 공모가 대비 주가는 105%,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22% 수준이었다. 초기 주가가 과열되지 않은 데 비해 1년간 주가는 꾸준히 올랐다. 두 회사의 1년 후 주가는 276%와 206%에 달했다.

초반에 과열됐던 토니모리의 운명은 달랐다. 코스닥 기업으로서는 드물게 상장 직후 7조원의 자금이 몰렸다. 상장 직후 한 달간 주가는 공모가 기준 220% 수준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꾸준히 하락해 공모가 이하로 떨어졌다가 소폭 상승하기를 반복했다. 삼성에스디에스도 상장 직후 한 달 내 고점을 1년간 회복하지 못했다.

이들의 사례로 비춰볼 때 공모주의 초기 주가 과열은 장기적인 하락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 나온다. 예외도 있다. 30조원의 청약증거금을 모은 제일모직은 상장일 주가가 공모가의 213%에 달했다. 이후에도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투자자들의 수익률도 높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통계적으로만 봤을 때 SK바이오팜처럼 시장의 관심이 높은 종목은 ‘전강후약’, 관심이 부족했던 종목은 ‘전약후강’ 기조를 보였다”며 “초반에 과열되는 종목은 나중에 그만큼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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