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진 옵티머스 前대표

"양호 前나라은행장이 저지른
불법행위를 금감원이 눈감아"
‘옵티머스 사태’가 폭로전으로 치닫고 있다. 정경유착 의혹에 휩싸인 옵티머스자산운용(옛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창립자인 이혁진 전 대표는 “이번 옵티머스 환매 중단 사태는 금융 모피아와 옵티머스 관계자들 간 합작품”이라며 자신과의 관계는 전면 부인했다.

이 전 대표는 1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초호화 정관계 인사로 꾸려진 옵티머스 자문단이 이번 사태에 깊숙이 개입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8년 3월 옵티머스의 임시 주주총회장에 자문단 중 한 명인 양호 전 나라은행장이 참석한 영상을 이날 제시했다. 자문단에는 양 전 행장을 비롯해 이헌재 전 부총리와 채동욱 전 검찰총장,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전 대표는 김재현 현 옵티머스 대표와 양 전 행장이 자신으로부터 옵티머스의 경영권을 강탈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주총장에서 양 전 대표가 고용한 용역업체 직원들에게 끌려나가는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공개했다. 그는 김 대표의 불법행위를 금융감독원에 수차례 신고했지만 금감원이 이를 무시한 채 대주주 변경 승인을 허가해 경영권을 빼앗겼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양 전 행장의 에쿠스 차량에 금감원 VIP 스티커가 부착돼 금감원을 자유롭게 드나들 정도로 금융당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 베트남 순방 동행 등 최근 자신을 둘러싼 의혹은 부인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현 정부 유력 인사들과 함께 찍은 과거 사진까지 돌았다. 임 전 실장과 이 전 대표는 한양대 86학번 동기다.

이 전 대표는 “베트남은 사비로 간 것”이라며 비행기 티켓 영수증을 자료로 제시했다. 경영권을 빼앗긴 억울함 등을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과 유영민 전 과학기술통신부 장관 등에게 설명하려는 목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나는 정치인이었다. 정치인이 유명인들과 사진을 찍는 게 이상한가”라고 반문하며 “임 전 실장과 동문이라는 이유로 연결짓는 것은 가당치 않다”고 말했다. 대학 동기인 임 전 실장과는 학창 시절 알지 못했고 특별한 친분이 없다는 주장이다. 한양대 3년 후배인 김 대표와의 관계도 자신의 상문고 후배인 홍동진 옵티머스 PEF본부장이 소개해 사업 파트너로 만났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는 “검찰 조사를 통해 옵티머스의 자금 출처 등이 밝혀졌지만 엄청난 비리가 세상에 드러날 것”이라며 “사건 조사를 위해 필요하면 한국에도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 머물고 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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