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펀드가 ‘SK바이오팜 상장 효과’를 톡톡히 봤다. 물량을 많이 받은 주요 공모주 펀드는 SK바이오팜 상장 후 수익률이 4~7%포인트 뛴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올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대어급’ 기업공개(IPO)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공모주 펀드 수익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바이오팜 상장 효과에 공모주 펀드, 수익률 4~7%P '껑충'
‘교보악사 공모주 하이일드 플러스’ 펀드는 불과 1주일 전까지 올해 수익률이 1.1%에 그쳤다. 지금은 8.5%에 이른다. 이달 들어 1주일 새 7.4%포인트 올랐다. SK바이오팜 상장 효과다.

SK바이오팜은 지난 2일 증시에 상장했다. 이후 공모가(4만9000원) 대비 400% 넘게 급등했다. SK바이오팜 주식 일부를 공모가에 받은 교보악사 공모주 하이일드 플러스의 수익률도 자연스레 올랐다. 3일 하루에만 3.3% 수익을 거뒀다. 상장 당일 SK바이오팜 주가가 159.2% 오른 게 하루 늦게 펀드 수익률에 반영된 것이다.

‘흥국 공모주 하이일드’는 -0.3%였던 올해 수익률이 현재 6.4%로, ‘KTB 코넥스 하이일드’는 1.6%에서 5.8%로 뛰었다. ‘KTB 공모주 하이일드’는 3.0%에서 5.2%로 높아졌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공모주 펀드는 보통 채권에 투자하면서 공모주로 추가 수익을 노리는 채권혼합형 펀드인 경우가 많다”며 “이렇게 며칠 새 수익률이 치솟는 일은 흔하지 않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 주가가 고꾸라지면 공모주 펀드 수익률도 꺾일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공모주 펀드 수익률이 더 개선될 여지가 많다고 본다. SK바이오팜처럼 대어급 IPO가 많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게임즈 등이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준비 중이다.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크래프톤, 지난해 미국 세쿼이아캐피털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를 2조원대로 평가받은 의류 쇼핑몰 무신사 등도 IPO 유망주로 꼽힌다. 공모주 펀드 수익률이 올해 두 자릿수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KTB 코넥스 하이일드’와 ‘KTB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가 2017년 각각 19.7%와 15.2%의 수익률을 기록한 전례가 있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2016년 11월)부터 두산밥캣(11월) 넷마블(2017년 5월) 셀트리온헬스케어(7월) 펄어비스(9월) 스튜디오드래곤(11월) 등의 상장이 1년 내내 이어진 영향이다.

이런 기대에 공모주 펀드로 돈이 들어오고 있다. 지난 3개월 동안 5385억원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선 11조9593억원이 빠져나갔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