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회사 경동나비엔 주가가 최근 큰 폭으로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마진율이 좋은 친환경·고효율 콘덴싱 보일러 사용이 법적으로 의무화돼 실적 개선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보일러주는 본격 추위를 앞둔 가을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평소보다 빨리 주가가 뛰고 있다.

한여름인데…'52주 신고가' 쓴 경동나비엔
경동나비엔은 8일 5.88% 오른 4만9500원에 마감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7월 들어서만 19.13% 뛰었다.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3월 26일 6만300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전환해 올 3월 19일에는 2만650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올 2분기 들어 줄곧 상승해 그동안 부진했던 주가를 상당 부분 만회했다.

경동나비엔 주가 상승은 정부가 지난 4월 ‘대기오염물질저감을위한특별법’을 통해 콘덴싱 보일러 사용을 의무화한 것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콘덴싱 보일러는 외부로 빠져나가는 열을 모아 다시 활용하는 친환경·고효율 보일러를 말한다. 에너지 효율이 95% 이상으로 일반 보일러(약 80%)보다 높고, 유해가스도 적게 만든다.

판매사가 누리는 마진율은 일반 보일러보다 콘덴싱 보일러가 더 높다. 콘덴싱 보일러 보급률은 20% 정도에 불과해 추가 판매 여지도 크다. 이런 배경 때문에 기관이 이달 들어서만 경동나비엔 주식 101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게 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 됐다. 보일러 회사는 본격 추위를 앞둔 3분기에 매출이 가장 좋은데 이를 앞두고 관련 종목을 선점한 것이다.

경동나비엔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8.2% 증가한 125억원이었다. 수출도 잘되고 있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도 석탄 사용량이 줄고 가스 소비가 늘고 있어 보일러 판매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