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국내 기업의 하반기 실적과 주가 전망치에 대한 신규 리포트 출간을 꺼리고 있다.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터진 코로나19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실적 추정이 쉽지 않고, 주가가 단기간에 상승해 목표주가를 뛰어넘어버린 종목이 많아져 종목 애널리스트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시 시가총액 3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증권사 리포트는 지난 4월 24일 이후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4월 20일 1분기 실적이 발표되고 이에 대한 10여 건의 분석 자료는 발간됐지만, 이후 2분기 실적과 하반기 전망에 관한 리포트는 없었다.

당시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는 60만~67만원 선이었다.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57만~59만원 선이었으니 5~13%가량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지난달 중순 80만원을 돌파했다. 시가총액은 올초 28조원 수준에서 50조원대로 불어났다. 이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증권사 리포트는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 중 지난 1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5월 15일께 제시된 목표주가를 이미 넘어선 종목도 많다. 대우조선해양, 한솔케미칼, 셀트리온, 카카오, 두산인프라코어, LG하우시스, 네이버, 삼성SDI, LG화학, 엔씨소프트, 하이트진로, 한샘, SK이노베이션 등이 2개월 전 증권사들이 제시한 주가 전망을 돌파했다. 그러나 이들 종목에 대한 실적과 주가 전망은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뿐 아니라 LG하우시스도 그사이 주가 전망치가 한 건 추가되는 데 그쳤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보다 높은 목표주가를 내자니 타깃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0배나 되는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주가가 상승하는 와중에 목표주가를 유지하려면 투자 의견을 낮춰야 하는 딜레마가 있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