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시장에도 테슬라 효과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에서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자 글로벌 증시에서 배터리 등 관련주 주가가 급등하고, 공모주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2차전지 관련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SK바이오팜이 몰고온 공모주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더해져 이들 종목에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불붙은 공모시장…2차전지 관련주 줄줄이 입성

2차전지 예비 새내기주 삼총사

예비 새내기주 중 가장 먼저 공모에 나서는 곳은 2차전지 후공정 설비업체 에이프로다. 제조사가 갓 만든 2차전지를 활성화하는 데 필요한 후공정 설비를 턴키(설계·시공 일괄 공급)로 공급하는 업체다.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사전청약(수요예측) 결과는 시장의 기대를 보여줬다. 기관 1167곳이 수요예측에 참여해 경쟁률 1090.8 대 1을 기록했다. 확정 공모가 2만1600원을 기준으로 한 이 회사의 예상 시가총액은 1370억원이다. NH투자증권이 기업공개(IPO) 대표주관을 맡았다. 8~9일 일반청약을 받은 뒤 오는 16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한국투자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은 티에스아이는 2차전지 제조공정 중 앞부분을 맡은 코넥스시장 상장사다. 2차전지 제조에 필요한 각종 물질과 소재, 용매를 혼합해주는 ‘믹싱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 중 첫 코스닥 상장사 자리를 노린다. 13~14일 일반청약을 받아 이달 22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촉매 및 촉매시스템 제조업체 이엔드디는 진행 중인 2차전지 소재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민용 이엔드디 대표는 “2차전지 소재 사업을 강화해 전체 매출 중 30% 이상을 이 부문에서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엔드디는 21~22일 일반청약을 받아 30일에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다. IPO 대표주관사는 IBK투자증권이다.

내년에도 2차전지 테마 이어진다

IPO를 위해 증권사를 두드리는 2차전지 관련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SK이노베이션LG화학 등을 고객사로 둔 윤성에프앤씨는 최근 미래에셋대우를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채비에 나섰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특례상장제도를 통해 내년 상반기 코스닥에 입성할 계획이다. 업계가 추정하는 이 회사의 공모 규모는 400억~500억원으로, 소부장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하는 기업 중 최대 규모 공모가 예상된다.

SK바이오팜에 이어 내년도 상반기 공모주 최대어로 꼽히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2차전지 관련 업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이르면 이번주 IPO 대표주관사를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 최초, 세계에선 세 번째로 리튬이온 전지의 핵심 부품인 분리막을 독자개발한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부문이 물적분할해 지난해 설립됐다. 지난해 매출 2630억원, 영업이익 806억원, 순이익 637억원을 기록했다. 업계가 보는 이 회사의 예상 기업가치는 약 6조원으로, 조 단위 공모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기업의 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는 최근 전기차 관련주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배터리 시장의 강자인 LG화학과 삼성SDI는 연일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에코프로비엠은 올 들어 주가가 급등, 시가총액이 3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