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을 맞아 막혀버린 해외여행길 대신 제주 여행을 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증권업계에서 국내선 비중이 높은 저비용항공사의 3분기 실적 개선 기대가 나오고 있다.

6일 제주항공은 1만6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제주항공 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폭락한 뒤 1만6000~1만7000원대를 횡보 중이다.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 주요 저비용항공사 주가도 중단 상태나 다름없는 국제선 운항으로 인해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제주로 몰리는 휴가객…저비용 항공사 '기력' 되찾나
지난 2분기 실적은 최악이었다. 제주항공은 2분기에만 857억원 넘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산했다. 같은 기간 진에어(-610억원) 티웨이항공(-690억원) 등도 대규모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제주 노선이 그나마 ‘기댈 언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7월 들어 제주도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은 전년의 90% 이상을 회복했다. 이달 1일부터 5일까지 16만840명이 제주도를 방문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17만8042명)에 못지않은 관광객 수를 기록했다. 7~8월 성수기 제주도 노선은 수익성이 높다. 올 3분기 국내선 실적이 현재 기대 수준보다는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여행객이 제주도로 몰리면서 국내선 탑승률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일부 항공사는 2분기부터 국제선을 줄이고 국내선을 늘리는 데 집중해왔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1분기 기준 국내선 매출 비중이 15.6%다.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74억원으로 국제선과 국내선 모두의 부진을 반영한 수치다. 국내선이 빠르게 회복하면 그나마 적자폭을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따른다. 국내선 매출 비중이 1분기 기준 각각 12.0%, 15.1%인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국내선 비중을 높이고 있는 만큼 2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3분기에는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에어부산은 국내선 비중이 31.3%로 저비용항공사 중 가장 높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