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 이어 '권력의 그림자'

옵티머스운용 윤석호 변호사
서류 위조·부실기업 투자 주도
尹 부인은 민정수석실 근무

옵티머스 펀드 자금 활용
'무자본 M&A' 의혹 해덕파워웨이
尹 부인이 사외이사 지내기도
[단독] 옵티머스 '키맨' 부인은 靑 행정관…커지는 의혹들

5000억원 규모의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을 일으킨 핵심 인물의 배우자가 최근까지 청와대에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근무 직전엔 옵티머스 펀드 자금이 무자본 인수합병(M&A)에 투입된 한 코스닥 상장사의 사외이사로 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둘러싸고 “권력형 게이트가 될 수도 있다” “청와대의 검증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옵티머스 주범의 배우자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윤석호 변호사(43)의 배우자인 이모 변호사(36)는 작년 10월부터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일했다. 이 변호사는 옵티머스 사태가 터진 지난달 말 사임했다.

윤 변호사는 옵티머스 사태에서 ‘키맨’으로 꼽힌다. 서울 강남에 있는 H법무법인 대표변호사로 있으면서 2018년 3월 옵티머스운용에 합류했다. 옵티머스에서는 법률자문을 맡으면서 공공기관 매출채권 양수도 계약서와 양도 통지확인서 등을 위조하는 데 주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검찰은 지난달 윤 변호사를 출국금지 조치했다.

윤 변호사와 이 변호사는 2009년 나란히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12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했다. 두 사람은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지지한 법률가 350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정치권과의 관계는?
이 변호사는 2015년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당무감사위원으로 활동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문 대통령, 당무감사원장은 김조원 현 민정수석이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엔 서울시 고문변호사와 한국농어촌공사 비상임이사, 국가정보원 법률고문 등을 지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 행정심판위원과 정보공개심의관 등으로도 활동했다.

이 변호사가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라임 사태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친구인 김정훈 전 금융감독원 팀장이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했다는 점이 연상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으로 구성된 옵티머스 ‘호화 자문단’과의 연관성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 변호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무자본 M&A 의심 기업 사외이사도 지내
이 변호사의 경력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코스닥 사외이사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3월부터 청와대 행정관으로 합류하기 전인 10월까지 코스닥 상장 조선기자재 업체인 해덕파워웨이 사외이사로 일했다. 해덕파워웨이는 무자본 M&A 세력이 옵티머스 펀드 자금을 활용해 회사 경영권을 인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회사다. 2018년 이 회사는 윤 변호사를 상대로 3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하려다 취소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엔 화성산업이라는 장외업체가 해덕파워웨이 최대주주에 올랐다. 화성산업 최대주주는 옵티머스운용이 세운 ‘페이퍼컴퍼니’인 셉틸리언이다. 김재현 옵티머스운용 대표의 배우자인 윤모씨(46)가 셉틸리언 사내이사를 지냈다. 지난달 해덕파워웨이 박모 대표는 김 대표로부터 서울 대치동 아파트를 사들였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서울 삼성동의 옵티머스운용과 같은 건물에 있는 H법무법인 사무실, 셉틸리언을 함께 압수수색했다.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윤 변호사는 스킨앤스킨, 지코, 매직마이크로 등 다른 코스닥기업 무자본 M&A에 옵티머스 펀드 자금을 투입하는 데도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스킨앤스킨의 주요 주주는 옵티머스 자금이 투입된 장외기업들이다. 스킨앤스킨은 지난달 4일 마스크 유통회사인 이피플러스에 선급금 150억원을 지급했다. 이피플러스 최대주주는 윤 변호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옵티머스 측이 사실상 스킨앤스킨을 장악한 상황에서 마스크 사업 진출을 명목으로 회삿돈을 빼돌리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형주/조진형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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