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투톱의 엄청난 확장성

광고·콘텐츠 이어 핀테크로
수익성 앞세워 무한 영토확장
증권가에서 코스닥시장을 분석할 때 등장하지 않는 표현이 있다. ‘사상 최고점’이다. 코스닥지수의 최고점은 2000년 3월 10일 장중 기록한 2925.50. ‘닷컴버블’이 정점에 달했던 시기였다. 그러나 그걸로 끝이었다. 버블은 터졌다. 코스닥지수는 그해 말 525에 마감했다.
통장 넘어 대출·보험도 넘보는 네이버…종합 자산관리 플랫폼 꿈꾸는 카카오

인터넷 기업의 붕괴를 불러온 것은 ‘수익모델’ 부재였다. 2000년 코스닥시장 274개 상장사의 총 영업이익은 1조4600억원에 불과했다. 코스닥지수 고점 당시 시가총액 30위였던 다음소프트(현 카카오)는 매출이 284억원에 불과했다.

수많은 기업이 사라져갔다. 이 잿더미에서 살아남은 네이버와 카카오는 3일 각각 국내 증시 시가총액 3위, 8위에 올랐다. 당시 상장도 안 했던 네이버컴과 적자기업 다음이 한국 증시를 이끄는 ‘BBIG7’의 선두에 섰다. 두 기업은 닷컴버블의 ‘꿈’에 수익으로 답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네이버 7101억원, 카카오 2068억원이었다. ‘고PER(주가수익비율)’ 논란 속에도 두 기업의 수익창출 능력이나 성장성을 의심하는 투자자는 없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내놓은 첫 수익모델은 광고와 콘텐츠 시장이었다. 증권가에서는 특히 콘텐츠 시장의 성장성에 관심이 많다. 다음과 네이버가 2003년, 2004년에 웹툰 서비스를 출시할 당시 웹툰은 어느 사이트에서나 볼 수 있는 무료 만화 정도였다. 국내 양대 포털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에 올라탄 웹툰시장이 확장하자 네이버와 카카오는 유료 미리보기 서비스를 도입해 수익성 강화에 성공했다. 두 회사 콘텐츠 사업부문의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18.7%(네이버), 66.5%(카카오)에 달한다.

이들의 다음 목적지는 금융이다. 네이버페이(2015년 출시) 카카오페이(2016년)라는 간편결제 시스템은 시작에 불과하다. 카카오는 은행(카카오뱅크)과 증권(카카오페이증권)산업에 진출하며 4000만 명이 넘는 국내 카카오톡 이용자를 고객으로 흡수하고 있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광고와 콘텐츠 시장이 안정적인 캐시카우로 자리잡았고, 테크핀 부문이 향후 성장성의 핵심으로 등장했다”며 “올해는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페이지 등 콘텐츠 계열사가 우선 상장하고 이후 뱅크와 페이 등이 순서대로 시장에 입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버는 기존 금융권과 제휴를 강화해 소비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에서는 해외 계열사인 라인파이낸셜을 통해 라인증권, 라인뱅크, 라인보험 등을 직접 설립한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네이버페이 플랫폼에 타 금융회사의 통장과 보험 등 서비스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어느 업종이나 종목에 투자하려 해도 잠재적 경쟁자로 네이버와 카카오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이들의 최대 리스크는 가능성이 희박한 독점과잉 문제로 인한 국유화뿐일 정도로 엄청난 확장성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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