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건의 중화권 주식 이야기 (3) 빌리빌리
[중화권 주식이야기]중국판 유튜브로 성장 중인 '빌리빌리'

한국경제신문은 앞으로 중화권 해외 주식 전문가의 기고를 연재합니다. 해외 주식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미국을 넘어 중국 등 아시아 전반으로 확대되는 추세에 부응하기 위해서입니다. 기고를 맡은 우건 JK캐피털 매니저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라자드운용과 매뉴라이프운용 등을 거쳐 홍콩에 본사를 둔 프랑스계 헤지펀드인 JK캐피털에서 아시아 정보기술(IT) 및 헬스케어산업에 대한 투자 집행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TV·라디오·영화 등 미디어 산업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인구다. 시청률, 청취율, 관람객 수 등 지표는 모두 머릿수에 근거해 있다. 그만큼 미디어 산업은 인구의 모수가 클수록 산업의 사이즈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미디어 산업이 여타 국가의 미디어 산업보다 잠재력이 크다고 느껴지는 이유다.

물론 경쟁도 심하다. 자본력이 있는 거의 모든 회사들이 인터넷 미디어 서비스를 놓고 무한경쟁을 펼치고 있다. 텐센트의 텐센트비디오, 바이두의 아이치이, 알리바바의 요쿠 등 기존 대형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뿐 아니라 바이트댄스의 틱톡(중국명 도우인), 콰이쇼우, 빌리빌리, 후야, 도우위 등 신규 서비스들도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텐센트비디오, 아이치이, 요쿠는 미국의 넷플릭스와 비슷하게 주로 프리미엄 컨텐츠를 취급한다.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드라마나 영화 등 콘텐츠 제작에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투입한다. 자신들만의 플랫폼에 시청자를 모아 더 높은 광고단가를 받는다.

반면 틱톡이나 콰이쇼우는 15초짜리 짧은 콘텐츠 위주다. 시청시간이 짧은 틱톡의 성장은 기존 미디어 사업자에 분명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빌리빌리나 후야, 도우위는 모두 특화된 콘텐츠에서 시작한 플랫폼이다. 빌리빌리는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한국 케이팝 콘텐츠를, 후야와 도우위는 주로 게임 관련 콘텐츠를 취급한다.

이 중에서 빌리빌리는 최근 특화 콘텐츠 플랫폼이라는 편견에서 조금씩 벗어나 일반 시청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시사, 기술, 게임, 의료, 연예 등 다양한 분야 콘텐츠가 올라오고 있다. 그 모습은 점차 글로벌 시장에서의 유튜브와 비슷해지고 있다. 구글 접속이 차단된 중국시장에서 유튜브와 가장 비슷한 미디어 플랫폼으로 빌리빌 리가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유튜브처럼 10~30분 정도 길이의 다양한 주제를 담은 영상이 올라오는 플랫폼은 빌리빌리 말고도 많다. 특히 소비자 생산 콘텐츠(UGC)의 경우 바이트댄스의 시과(Xigua)라는 플랫폼이나, 웨이보 등에도 활발하게 공유된다.

하지만 창작자가 지속적인 창작활동으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플랫폼은 빌리빌리 뿐이다. 1만회 가량 조회수를 기록하는 창작자는 시과에서는 약 25위안(4200원)을 벌 수 있지만, 빌리빌리에서는 40위안(6800원)까지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빌리빌리는 창작자 입장에서 가장 큰 수입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이다. 유튜브가 그런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던 상황을 떠올려본다면 빌리빌리도 비슷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을 품어볼 수 있다.

빌리빌리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현재 1억7000만명을 넘어섰다. 텐센트비디오의 6억명이나 틱톡의 4억5000만명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나 동영상 재생 전후 노출되는 프리롤이나 포스트롤 등 광고가 붙지 않은 빌리빌리 입장에서 최근 MAU 급증은 향후 매출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빌리빌리의 연 매출은 1조원 안팎이다. 그 중 절반 이상은 일본에서 만든 게임을 중국에 유통시켜 벌어들인 수입이다. 이처럼 게임 위주 매출구조를 보면 과연 빌리빌리가 미디어회사인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빌리빌리의 게임 매출 비중은 80%에서 50%대까지 낮아졌다. 영상 플랫폼에서 벌어들인 아이템 및 광고매출 증가세 덕분이다. 빌리빌리는 이르면 내년이나 2022년부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구간에서 주가가 크게 오르는 모습을 보여줬다. 우건 JK캐피털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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