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등 "2조원 부당이득" 주장
"개인투자자에게 20만~30만원 배상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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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지난 10년간 비대면계좌 매매거래 수수료가 무료인 것처럼 광고했지만, 실제로는 유관기관 비용을 투자자들로부터 떠넘겨 2조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년간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앞세워 유관기관 제비용을 불법징수하는 방식으로 시장 전체가 입은 피해 금액은 최소 2조원"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2009~2018년 주식위탁매매 시장 전체 거래대금과 같은 기간 증권사들의 유관기관 제비용률을 평균 0.005%로 가정해 추산한 결과다. 유관기관 제비용은 한국거래소의 거래·청산 결제수수료 등이 포함된다.

유관기관 수수료는 거래대금의 0.0036396%다. 관련 법규에선 증권사가 수수료 비용을 부담토록 명시돼 있다. 하지만 증권사별로 제비용률이 일정한 기준 없이 산정되면서 제비용률의 차이가 발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률수수료 외에 협회비 등이 추가되면서 제비용률은 거래금액의 0.0038~0.0066%까지 차이가 발생했다.

경실련은 "무료든 유료든 상관없이 주식과 무관한 채권 파생 등 기타 금융상품들의 수수료와 각종 간접비용들이 유관기관 수수료에 포함돼 있다"며 "증권사들이 받고 싶은 만큼 제비용으로 부풀려 불법 마진율을 산정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개인투자자에게 20만~30만원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시장 전체 피해 금액 2조원에 연 2% 복리이자를 감안하면 증권사들이 시장에 배상해야 하는 손해액은 2조2011억원"이라며 "개인투자자들에게 배상해야 할 손해액은 1조4198억원으로, 개인투자자 1명당 20만~30만원 정도 배상해야 하는 셈"이라고 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증권사들이 유관기관제비용을 투자자들에게 떠넘겨, 시장에 2조원의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사진 = 경실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증권사들이 유관기관제비용을 투자자들에게 떠넘겨, 시장에 2조원의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사진 = 경실련)

경실련은 NH투자증권(9,520 -2.16%) 미래에셋대우(9,150 -3.48%) 한화투자증권(1,905 -2.81%) 등 14개 중대형 증권사들이 시행한 광고(2013년 9월~2020년 4월) 69건을 살펴본 결과, 관련 법령 위반 사실을 총 611건 적발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NH투자증권은 금감원의 권고를 무시하고 여전히 무료라는 거짓 광고를 하고 있고, 제비용률의 경우 한화투자증권은 최소 10년 이상 미공시했다"며 "유진 하이 신한 미래에셋 한국 NH투자와 KB증권도 최소 7~9년 이상 제비용률에 대해 깜깜이 누락공시를 해왔다"고 지적했다. 이들 증권사들은 금융감독원 검사가 시작되자 그제서야 제비용률을 공시했다는 게 경실련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지난 3월 '증권사의 비대면계좌 점검 결과 및 투자자 유의사항'을 통해 증권사들에 대해 시정 권고 조치를 내렸다. 실제 거래 비용이 0원이 아닌 경우 광고에 '무료'라고 표현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비대면계좌 개설광고에 '거래 수수료 무료'라고 표시했지만, 실제로는 '유관기관제비용' 명목으로 일정 비율의 비용을 별도 부과했기 때문이다.

경실련은 "금감원 권고 이후에도 일부 증권사는 무료를 혜택이라는 말로 변경해 개선이 미흡한 상황"이라며 "해당 증권사를 업무상 배임·사기 등 혐의로 검찰 고발하고, 유관기관 제비용 부당이득을 전액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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