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각 증권사 파생상품 시장분석팀에 '패시브 특화 세미나'를 요청했다. 연금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받아 패시브 투자를 다양화하려는 취지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오는 3일까지 내년 국내주식 인덱스거래 증권사 선정에 지원하고자 하는 증권사에 '패시브 특화 세미나' 주제를 두 가지씩 제출해 달라고 공지했다. 이번 세미나 결과는 인덱스거래 증권사 선정 평가에 반영된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지수를 따라가며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패시브 전략'을 쓴다. 벤치마크 지수를 얼마나 충실히 따라가느냐가 중요한 과제다. 국민연금은 여기에 한가지를 더 추가했다. 안정적인 패시브 전략을 쓰면서도 시장을 능가하는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다. 몸집이 불어나면서 '인핸스드(enhanced) 인덱스 펀드'처럼 지수를 추종하되 특정 종목의 비중을 늘리고 줄이는 방식으로 추가적인 수익률을 달성하는 전통적인 전략을 쓰기도 쉽지 않아졌다. 시장을 왜곡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각 리서치센터에 새로운 패시브 전략 아이디어를 요청한 배경이다.

증권사들은 선진 시장의 투자 기법을 포함해 기존과 다른 다양한 투자 전략 아이디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고래(국민연금)의 몸집이 커지다 보니 우물 안에서 숨을 쉬기가 어려워졌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된 것으로 볼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같은 과정을 통해 다양한 패시브 전략들이 쏟아져 나오고 이를 국민연금이 주식운용에 적용하게 되면 다른 시장 참여자들도 새로운 '알파(추가수익)'를 찾는 노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벤치마크 지수도 손질하고 있다. 우량주로만 이뤄진 코스피200으로 투자수익 극대화와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