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상회의 플랫폼 기업 ‘줌(ZOOM)’과 비슷한 시기에 상장했지만 지난 3개월간 주가 상승률이 월등히 높았던 비대면 수혜주가 등장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패스틀리(Fastly)’가 그 주인공이다.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패스틀리가 줌을 뛰어넘는 최고 기술주가 될 것이란 평가까지 나온다.

22일(현지시간) 패스틀리는 14.90% 급등한 73.27달러에 마감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3개월간 307.51% 올랐다. 같은 기간 줌은 57.48% 상승에 그쳤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코로나19 이후 패스틀리의 주가가 줌을 제치고 기술주 중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며 “시장의 관심이 패스틀리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패스틀리는 작년 5월 17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줌은 그보다 한 달 전인 4월 18일 나스닥시장에 상장됐다.

패스틀리의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서비스는 디지털 콘텐츠를 여러 임시 저장 서버에 옮겨두고 서버와 사용자 사이의 물리적 거리를 줄임으로써 콘텐츠 전송 시 지연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사용자들은 용량이 큰 디지털 콘텐츠라도 끊김 없이 시청할 수 있게 된다. 이 회사의 주 고객은 전자상거래 업체 쇼피파이,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 메시지 앱 슬랙 등으로 모두 재택근무가 활발해지면서 사용자가 늘었다. 중국의 동영상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틱톡에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투자전문 매체 모틀리풀에 따르면 패스틀리가 네트워크 용량 확충에 지속적으로 투자한 결과 초당 네트워크 용량이 지난해 1분기 45테라bps에서 이달 100테라bps까지 늘었다. 하루에 8000억건 이상의 요청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심화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인터넷에 의존하는 소비자들의 유입이 늘 것이란 판단이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매출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패스틀리의 1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38.1% 증가한 6292만달러를 기록했다. 회사측은 2분기 매출 목표치를 7200만달러로 잡고 있다. 목표치만큼 매출을 달성한다면 2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55.9% 늘어난다. 연간 매출 전망치도 기존 2억6500만달러에서 2억9000만달러로 높여잡았다.

증권사 목표주가 평균은 작년말 26달러에서 이달 3일 38달러까지 높아졌지만 최근 급등한 주가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리시 잘루리아 DA데이비드슨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66.7% 상향하며 “고객사는 대부분이 첨단 기술기업들이기 때문에 패스틀리는 강력한 기초체력(펀더멘털)과 성장을 위한 추진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