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유망주가 몰려온다
(3) '배틀그라운드' 돌풍 크래프톤
글로벌 흥행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국내 게임사 크래프톤이 장외주식시장에서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올 1분기에만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올렸다. 성장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올해 크래프톤이 상장을 추진하면 국내 게임업계를 이끌어온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구도가 ‘4강’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18일 장외주식 정보사이트인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이날 사상 최고가인 주당 80만5000원에 매수 및 매도 호가가 나왔다. 올초까지 40만원대에서 횡보하던 주가가 5개월 만에 두 배로 뛰었다. 발행 주식 수가 808만 주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추정 기업가치는 6조5066억원에 달한다.
장외서 시총 6조…게임주 '판' 뒤흔들 거물이 온다

배그 흥행 ‘연타석 홈런’…최대 실적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PC버전이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한 2017년부터 꾸준한 상장 후보로 거론됐다. 배틀그라운드는 100명의 플레이어가 밀폐된 섬에서 경쟁해 최후의 생존자를 가리는 게임이다. 일부 게임의 특별 모드 정도로 취급받던 ‘배틀로얄’을 하나의 장르로 끌어올린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이후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와의 경쟁에서 다소 밀리며 전성기 수준의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상장 기대도 조금씩 사라지는 듯했다.

크래프톤은 2018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판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업계에서 게임 수준은 물론 수익모델 측면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크래프톤 연간 매출(1조875억원)의 50.2%가 모바일에서 발생하며 모바일 게임 개발사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한동안 문제가 된 중국 매출 문제도 텐센트 측과 합의에 성공해 작년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으로 잡히기 시작했다. 이에 힘입어 크래프톤은 올 1분기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3593억원)에 버금가는 35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상장 시 기업가치 최소 10조원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올해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 선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 측에서는 기업공개를 통해 최소 10조원에서 최대 12조원의 기업가치를 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의 상장은 국내 게임업계에서 공고했던 3N 구도를 깰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크래프톤이 기록한 순이익(2788억원)에 게임업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42배를 적용하면 상장 이후 11조원대의 시가총액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3N 가운데 넷마블을 뛰어넘고, 엔씨소프트(18조2657억원)를 추격하는 수준이다. 올해 실적에 따라 그 이상도 기대할 수 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의 상장은 국내 게임 시장 전체의 규모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후속작 흥행은 미지수

시장에서는 크래프톤이 1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면 올해 출시 예정인 신작 ‘엘리온’의 흥행이 필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엘리온은 2018년 ‘로스트아크’ 출시 이후 이렇다 할 신작이 없었던 국내 게임시장에서 최대 규모의 PC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신작으로 기대를 받는다. 다만 지난해 실시한 두 차례의 클로즈베타 테스트(CBT)에서 사용자들 반응은 좋지 않았다.

윤을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게임 업종은 작품 하나하나의 성과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흥행 산업”이라며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의 흥행이 주가에 이미 반영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실적 동력을 확보해야 성공적인 기업공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넷마블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넷마블은 2017년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IP를 활용한 ‘리니지2: 레볼루션’ 흥행 덕분에 한때 시가총액 16조원이 넘는 게임업계 대장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후 ‘BTS월드’ 등 주요 신작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넷마블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8조3394억원까지 줄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