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P 상승·코스닥 보합
CDS프리미엄도 '제자리'

빅텍·스페코 등 방산주 급등
아난티 등 경협주는 큰폭 하락

트럼프의 대응이 변수
北이 레드라인 넘을지도 주목
북한의 도발에도 증시는 흔들리지 않았다. 지난 16일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17일 개성공단·금강산관광지구에 북한군을 배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코스피지수는 소폭 상승 마감했다. 방산 관련주가 급등하고, 남북경협주가 하락하는 등 일부 종목에 영향을 미쳤을 뿐이다. 북한 변수에 시장의 내성이 생긴 데다 미국이 북한의 위협에 직접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경협株 급락했지만…北 도발에도 코스피 '꿋꿋'

유가증권시장 상승, 코스닥은 보합

코스피지수는 17일 0.14% 상승한 2141.05, 코스닥지수는 전일과 같은 735.40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22억원, 116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개인이 153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쳤다.

북한 도발이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국제 금융시장과 투자은행(IB) 및 해외 투자자 반응 등 동향을 점검한 결과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은 소폭 상승했다가 지난 15일 수준(27bp)을 원상 회복했다고 밝혔다. 16일 원·달러 환율은 4원80전 상승했지만 이는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달러 강세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17일 달러당 원화 환율은 6원70전 상승해 1213원90전에 마감했다.

테마주는 영향을 받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25,550 +0.59%)(13.71%), LIG넥스원(33,150 -0.45%)(6.30%) 등 대표 방산주가 급등했고, 스페코(5,520 -3.33%), 빅텍(7,100 -1.11%) 등 방산 관련 기업들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아난티(10,350 -2.82%)(9.83%), 인디에프(2,000 -1.23%)(8.69%), 신원(1,650 -1.20%)(7.32%), 좋은사람들(1,920 -3.27%)(7.31%) 등 남북경협 관련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역대 대북 리스크, 영향 제한적

과거 북한발(發) 악재가 터졌을 때도 시장은 그다지 흔들리지 않았다. 2011년 12월 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코스피지수가 3.4% 하락한 것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영향이 있더라도 일시적이다.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 2016년 개성공단 폐쇄 때도 코스피지수는 하락했으나 열흘이 지나자 사건 직전 주가 수준을 회복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말폭탄’과 위협에도 증시가 흔들리지 않은 이유는 이 발언과 행동이 ‘대외용’이 아니라 ‘대내용’인 것을 투자자들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 제재로 고립된 북한은 코로나19로 더 큰 위기를 맞았다. 일각에서는 1990년대 초반 고난의 행군 당시와 비슷한 경기 침체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올 1~4월 북한의 대중(對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96.4% 급감했다. 코로나19로 의료시스템이 열악한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사실상 대외교역이 마비됐다. 코로나19로 개별 관광 추진도 난관에 부딪혔다. 유승민 삼성증권 북한분석팀장은 “북한으로서는 의료 지원보다 실질적인 경제 지원을 희망하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이번 도발은 내부의 불만을 잠재우고 결속을 도모할 필요성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투자자 관심은 트럼프 입으로

시장에서는 북한의 도발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반응에 더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은 미국 경기 회복에만 쏠려 있다. 그는 1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미국 5월 소매판매가 17.7% 증가했다”며 “미국 주식시장의 빅 데이(중요한 날)”라는 글을 올렸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북한에 대한 언급은 피하고 있다.

앞으로의 관건은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길지 여부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정책의 성과로 핵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중단을 강조해왔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 관련 활동을 재개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기 때문에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 팀장은 “레드라인에 근접하는 행동이 현실화될수록 지정학적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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