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株의 반란…대장株보다 더 올랐다
카카오 96% > 네이버 69%
삼성重 93% > 조선해양 39%
아시아나도 대한항공 압도
"펀더멘털에 비해 저평가"
그러나 외국인의 국내 증시 복귀가 미뤄지면서 개인투자자의 존재감이 커지자 2등주가 대장주의 주가 상승률을 앞지르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개인투자자는 주식을 매수할 때 적은 금액 차이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일이 적지 않다”며 “외국인의 패시브 자금에 비해 종목별 밸류에이션을 좀 더 꼼꼼하게 따져 매수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대면(언택트) 2등주인 카카오도 그런 사례다. 카카오 주가는 3월 19일부터 이달 16일까지 96.27% 상승했다. 네이버의 같은 기간 상승률(69.10%)보다 월등히 높다. 같은 기간 통신 분야에서도 2등주 KT(32.87%)가 대장주 SK텔레콤(20.81%)의 주가 상승률을 앞섰다. KT는 SK텔레콤에 비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 KT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49배로 SK텔레콤의 9.57배보다 양호하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KT의 기업 간 거래(B2B) 매출 비중은 작년보다 34% 늘고, 내년에는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의 이익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디어 사업은 연 10%대 이상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조선, 항공, 여행 분야에서도 2등주가 대장주를 앞서는 사례가 속속 나왔다. 조선업에서는 삼성중공업이 같은 기간 93.07% 올라 한국조선해양의 상승률(39.52%)보다 높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조정기에 개인의 저가 매수 수요가 몰렸던 항공주에서는 아시아나항공(77.31%)이 대한항공(45.22%)을, 여행주에서는 모두투어(50.13%)가 하나투어(44.96%)를 앞섰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가 예상보다 빨리 상승한 것도 이 같은 ‘2등주의 반란’을 야기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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