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의 경기 불확실성 경고에 채권과 금 등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미국 장기물 국채와 금, 변동성지수(VIX) 및 롱쇼트 전략 ETF가 수익률 상위권을 기록했다.

15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주(6월 8~12일) 글로벌 ETF 시장에서는 미국 10~30년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20년+국채’ ‘SPDR 포트폴리오 장기 국채’ ‘뱅가드 장기 국채’ 등 ETF가 주간 수익률 상위 10위권(레버리지·인버스 제외)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ETF는 지난 한 주간 각각 3.8~4.0%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 실물에 투자하는 ETF인 ‘애버딘 스탠더드 피지컬 골드셰어’와 ‘SPDR 골드 미니셰어 트러스트’ 등도 각각 3%대 상승률을 보이며 강세를 나타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국채와 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에 돈이 쏠린 이유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의 경고성 발언 때문으로 분석된다. 파월 의장은 지난 10일 경제 회복에 대해 “V자형 반등은 기대하지 말라”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언급해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또 “미국의 경제 회복 속도가 매우 불확실하다”며 장기적인 경제 피해 가능성을 지적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이 같은 발언이 겹치며 지난주 S&P500과 다우지수는 각각 5.55%, 4.78% 하락했다. 국제 유가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이 8%대 급락했다. 반면 국제 금값은 3%대 오름세를 보였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VIX에 투자하는 ‘프로셰어즈 VIX 단기선물’ ETF는 1주일간 수익률이 32.65%로 뛰어 1위로 올라섰다. 또 주가가 오를 것 같은 종목을 사고(롱) 내릴 것 같은 종목을 공매도(쇼트)해 차익을 남기는 롱쇼트 전략 ETF도 8~9%대 수익률을 내며 상위에 랭크됐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