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 강자인 롯데쇼핑은 연초 이후 많은 변화에 직면해 있다. 예상치 못했던 변수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온·오프라인 간 유통시장 환경 급변과 비대면 소비 확산 등 소비패턴 변화가 대표적이다. 롯데쇼핑은 5년간 전체 매장의 30%인 200여 개 매장을 구조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연내 100여 개 매장이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 비효율 매장 매각, 폐점, 리뉴얼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그래픽=신택수 기자  shinjar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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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유발 효과 등 사회적 영향을 고려했을 때 매장 구조조정에 대한 고민이 남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롯데쇼핑의 영업실적 흐름을 감안했을 때 일정 수준의 구조조정은 꼭 필요해 보인다. 2016년 이후 롯데쇼핑 연결 매출은 4년 연속 감소했다. 2014년 연간 1조원 이상을 기록한 영업이익은 2019년 4279억원에 그쳤다. 이익이 5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된 지난 1분기 실적 역시 부진했다. 연결 총매출이 10.6% 감소한 가운데 영업이익은 74.6% 줄었다. 계속되는 판매관리비 절감 노력 등에도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이후 본격적으로 반영될 구조조정 관련 일회성 비용을 고려하면 추가 하락 가능성도 존재한다. 구조조정이 완료되고, 일회성 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2021년 하반기 이후에나 본격적인 실적 개선의 방향성이 가시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자의 고민은 여전하다. 기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오프라인 매출 감소에 대한 반대급부, 즉 매출 만회를 위한 무엇인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롯데쇼핑은 온라인 강화를 통한 시장 대응을 전개 중이다. 지난 4월 28일 롯데쇼핑은 보유 회원 수 4100만 명을 기반으로 롯데 그룹 내 7개 유통 계열사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합해 오픈했다.

기존 온라인 업체들과의 차이점은 유통 플랫폼 강자로서 보유한 고객 기반이다. 보유 회원 수 4100만 명은 2019년 국내 전체 인구 수 약 5100만 명의 80%를 넘는 수치다. 특히 프리미엄 고객군을 보유한 백화점은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 계획을 감안해도 경쟁사 대비 충분한 고객 접점을 보유하고 있어 온·오프라인 간 상호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세부사항 개선 필요성은 존재한다. 지난 4월 ‘롯데ON’ 오픈 당일 앱 정상화는 초기 공지 대비 2시간가량 늦었다. 사이트 간 연결 역시 며칠 오류가 계속 발생한 이후 정상화됐다. 검색 가능 품목은 현재까지 리뉴얼 오픈 이전 수준 대비 저조해 보인다. 온·오프라인 교차 구매 추천 시스템은 7월, 구매 주기에 맞춘 상품 추천 기능은 9월에야 시작된다.

아직까지 롯데ON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롯데쇼핑은 롯데ON 론칭과 더불어 기존에 진행하던 새벽배송, 스마트 픽에 더해 2시간 이내 배송이 가능한 바로배송 서비스를 내놨다. ‘ON TV’ 등 주문형비디오(VOD) 쇼핑을 통한 온라인 구매의 한계성에 대한 차별화를 계획 중이다. 기존 백화점, 마트 등 오프라인 고객을 통합한 회원제로 ‘가둬두기(lock-in)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유통시장 내 가장 많은 계열사, 가장 많은 소비자 접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 편의성 측면에서의 시너지 극대화에 대한 기대는 유효하다.

정리하면 단기적 관점에서 롯데쇼핑에 대한 방향성은 미지수다. 오프라인 구조조정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 감소 부분을 책임질 온라인 시장 확장 여부도 확인이 필요하다.

유통 1위 '저력의 롯데'…언택트 소비 패턴 변화도 발 빠른 대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유통시장 내 가장 큰 플랫폼 보유 업체의 통합 온라인 플랫폼 론칭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는 크다. 과거 중국 진출 이후 과감한 철수 결정과 오프라인 채널에 대한 충격적인 구조조정 개편안 발표 등 현재의 롯데쇼핑은 과도기를 지나는 중이다. 빠르게 변화 중인 소비시장 내에서 더 적극적인 변화가 진행될 경우 올해 하반기 혹은 내년 이후 긍정적 방향성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