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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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이 2022년까지 '제로(0)'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증권가(街)에서는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정이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완벽한 비둘기(시장친화적)'라고 평가했다.

Fed는 10일(현지시간) FOMC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0.00~0.25%로 동결했다. 이번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Fed는 유동성 공급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향후 몇 달 동안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보유를 확대하고, 레포(Repo·환매조건부채권) 입찰도 지속하겠다고 했다. 대규모 양적완화(QE)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Fed 위원들은 향후 금리 전망을 제시하는 점도표를 통해 2022년까지 제로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17명의 위원 전원이 2021년까지 기준금리가 제로 상태일 것이라고 봤다. 2022년에는 15명이 제로금리를 점쳤다.

예상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 결과라는 해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FOMC 결과는 시장 예상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 '완벽한 비둘기' 성격"이라면서 "Fed가 신중한 경기 전망 기조를 유지하면서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를 시장에 다시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말했다.

Fed가 수익률 곡선 조절(YCC)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겠다고 언급한 점도 경기 부양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봤다. 수익률 곡선 조절은 특정 채권금리의 상한선을 설정하고, 그 이상으로 금리가 오르게 되면 무한대로 채권을 사들여 금리를 떨어뜨리는 정책이다.

기준금리를 넘어 시중금리까지 직접 통제하는 통화정책 수단이다. 시중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치솟는 것을 막아 민간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절감해주는 효과를 낸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명목성장률이 국채금리보다 낮으면 계속 빚을 내야 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는 '폰지 상황'에 빠진다"며 "수익률 곡선 조절 정책으로 일정 수준의 금리를 유지해 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동안 이자비용을 최대한 낮춰주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당분간 '유동성 파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빅테크(인터넷 플랫폼 기반 거대 정보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성장주에 유리한 환경이 갖춰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간밤 뉴욕 증시 3대 지수 가운데 나스닥지수가 홀로 상승해 10,000선을 돌파한 것에서 알 수 있듯 테크·플랫폼 기업들은 중심으로 한 기술주 및 성장주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며 "빅테크 쏠림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송렬/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