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같은 대형 기관이 포함된 연기금이 6월 들어 코로나19 혜택을 본 언택트주(비대면주)를 팔고 경기민감주를 사들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2200을 돌파하는 등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커진 만큼 연기금도 대응 전략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기금은 6월 들어 8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325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5월 한 달간 4717억원어치를 순매수한 연기금이 6월 들어 코스피지수가 2000 초반대에서 2100 후반대까지 급상승하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9일에도 연기금은 장중 1200억원대까지 순매도액을 키우며 팔자세를 이어갔다.

연기금은 6월 들어 카카오를 92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삼성SDI(768억원), 엔씨소프트(363억원), 더존비즈온(229억원)이 뒤를 이었다.

연기금은 차익 실현을 통해 확보한 실탄으로 경기민감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6월 들어 연기금은 SK하이닉스를 96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현대차(800억원), 기업은행(416억원), 삼성전기(309억원), 우리금융지주(279억원) 등이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다. 금융주 같은 저평가 업종과 반도체, 휴대폰 부품 같은 업황 회복 기대주를 주로 매수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128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기관이 6월 들어 삼성전자를 8480억원어치 사들이는 동안 연기금은 오히려 팔았다. 연기금은 삼성전자가 장중 4만2300원으로 바닥을 찍었던 지난 3월 23일부터 5만원대에 올라가지 못하고 횡보한 4월 말까지 삼성전자를 396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국민연금은 5월 말 기준 삼성전자 주식 6억7624만9482주를 보유하고 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