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중국펀드 괜찮을까

1년 수익률 15.7% 최상위권인데
미·중 갈등 불거지며 투자자 이탈
올들어 펀드설정액 1.3조원 줄어

길게 보면 중국자산 더 담아야
美 제재에 中 증시 내성도 생겨
헬스케어·IT 업종은 영향도 덜해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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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펀드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경제성장률 하락, 미·중 갈등, 홍콩 사태 등 불안한 소식이 계속 들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 펀드 가입자는 “미국이 각종 제재로 중국을 누르는데 펀드를 환매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낙관적이었다. 때로 증시가 출렁일 순 있겠지만 중국이 미국과 패권을 다투는 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중국 증시 투자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했다.

○중국 펀드에서 돈 빼는 투자자들

"美·中 갈등 커졌지만…중국증시 투자 전망 여전히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된 183개 중국 펀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6월 5일 기준)은 15.7%였다. 주로 미국에 투자하는 북미 펀드(21.1%)에는 못 미쳤지만 해외 주식형 펀드 가운데 수익률 최상위권이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0.7%로 대부분 펀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손실을 내고 있는 가운데 선방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계속 중국 펀드에서 돈을 빼고 있다. 중국 펀드 설정액은 지난 1년 동안 1조3747억원 줄었다. 올 들어서도 6045억원이 빠져나갔다. 2018년 말 7조6190억원에 달했던 설정액은 현재 5조9612억원으로 줄었다. 미·중 갈등에 불안함을 느낀 투자자들이 중국 펀드를 등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잠잠하던 미·중 갈등은 지난달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홍콩국가보안법 초안을 통과시키면서 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어 대(對)중국 강경책을 발표하면서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 절차 개시, 안보 위협 중국인의 미국 입국 금지, 세계보건기구(WHO)와의 관계 단절 등을 발표했다. 예상만큼 강한 제재가 아니라 시장은 안도했지만 갈등이 증폭될 여지는 남아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초안 수준인 국가보안법이 최종 입법 처리되느냐에 따라 미국과 중국이 강 대 강 전면전을 펼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내 시위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비난을 밖으로 돌리기 위해 중국과의 갈등을 부각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중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가 다시 요동칠 수 있다는 것이다.
"美·中 갈등 커졌지만…중국증시 투자 전망 여전히 밝다"

○“중국 주식 여전히 투자 전망 밝다”

그럼에도 중국 투자 전망은 여전히 밝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견해다. 오히려 중국 증시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갈등은 중국이 새로운 패권국으로 떠올랐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장기 투자자라면 포트폴리오에 중국 자산을 담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중국 펀드매니저들도 “미·중 갈등으로 운용이 힘들어진 것은 맞지만 중국 증시 투자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입을 모았다. 김대영 KB자산운용 글로벌운용2팀장은 “세계를 놀라게 할 글로벌 스타 기업이 나온다면 미국 말고는 중국이 유력 후보”라고 말했다.

중국 경제와 증시가 미·중 갈등에 내성을 기른 점도 중국 증시 전망이 그리 어둡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고정희 한화자산운용 차이나에쿼티운용팀장은 “2018년 처음 갈등이 빚어졌을 때만 해도 충격이 컸지만 지금은 내성이 생겼다”며 “펀드 포트폴리오도 미·중 갈등의 영향을 덜 받는 종목과 산업으로 바꿔 체감 영향은 크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018년 24.6% 떨어졌지만 지난해 22.3% 올랐고 올해는 전염병 확산과 미·중 갈등에도 6.5% 하락에 그치고 있다. 고 팀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연기금의 중국 주식 투자를 막겠다고 했지만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 비중은 4%가 채 안 돼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통신장비와 반도체 등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종목은 타격이 불가피하겠지만 필수소비재와 헬스케어, 다른 정보기술(IT) 업종은 미·중 갈등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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