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신평 "홍콩H지수 급락시 ELS 발행 증권사 유동성 우려"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둘러싼 미·중 갈등으로 미국이 보복 조치 수준을 강화할 경우 국내 증권사가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의 위험이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나이스신용평가가 3일 경고했다.

나이스신평은 이날 낸 '홍콩 국가보안법발 미·중 분쟁 관련 국내 증권사 ELS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서 "홍콩H지수 관련 ELS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높은 증권사를 상대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재성 책임연구원과 김기필 금융평가1실장은 보고서에서 "최근 미·중 갈등 고조는 아직 홍콩H지수의 하락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홍콩보안법의 최종 세부 내용과 미국의 추가적인 보복 조치 수준에 따라 대규모 자금유출, 주가지수 급락 등 향후 홍콩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2016년 홍콩H지수 관련 ELS 대규모 손실 사례를 고려하면 홍콩H지수가 현 수준보다 약 20% 낮은 7,000대로 하락할 때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홍콩H지수(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H주) 가운데 40개의 기업을 추려서 산출한 지수다.

올해 5월 기준 국내 증권사가 발행한 전체 ELS 중 기초자산에 홍콩H지수가 포함된 ELS의 미상환 잔액 비중은 55.6%로, 유로존 대형주로 구성된 유로스톡스(EuroStoxx) 50과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나이스신평에 따르면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포함해 발행한 ELS 중 5월 기준 미상환 잔액 규모가 큰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3조9천억원), 미래에셋대우(3조6천억원), KB증권(3조5천억원), 신한금융투자(3조3천억원), 삼성증권(3조원),하나금융투자(2조8천억원), NH투자증권(2조3천억원), 메리츠증권(1조8천억원) 순이다.

ELS 발행잔액 대비 미상환 잔액 비중은 대신증권(70.5%), 신한금융투자(66.8%), 하나금융투자(64.7%), 메리츠증권(62.5%), 미래에셋대우(62.0%), 한국투자증권(60.1%), NH투자증권(56.3%) 등 7개사가 증권업 평균(55.6%)을 웃돌았다.

자기자본 대비 미상환 잔액 비율은 한국투자증권(79.5%), 신한금융투자(78.0%), KB증권(76.6%), 하나금융투자(69.5%), 삼성증권(64.3%), 한화투자증권(63.0%), 대신증권(48.3%), 메리츠증권(46.5%), NH투자증권(44.7%) 등 9개사가 증권업 평균(44.2%)을 상회했다.

보고서는 "지난 3월 ELS의 기초자산이 되는 주가지수들이 급락하면서 대형증권사들은 대규모 마진콜 발생과 헤지 비용 증가를 겪은 바 있다"며 "미·중 분쟁 확대로 홍콩H지수를 포함해 ELS의 기초자산이 되는 주요 지수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 국내 증권사의 유동성 및 수익성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