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주가가 자동차주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신차 효과로 내수 판매가 호조를 보이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기아차, 안방서 실적 '빵빵'…코로나 뚫고 가속페달
2일 기아차는 5.49% 오른 3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말 이후 상승률은 23.1%에 달한다.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9.51%)뿐 아니라 포드(15.32%), 폭스바겐(3.34%), BMW(3.27%), 도요타(1.62%) 등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들과 비교해도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3거래일 간 57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주가 강세는 내수 판매 실적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기아차의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5만1182대를 기록했다. 3월(5만1008대), 4월(5만361대)에 이어 3개월 연속 5만 대 이상을 팔았다. 사상 첫 기록이다. K5와 쏘렌토 신차 효과에 힘입었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여전히 부진하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아차의 2분기 북미 및 유럽 판매량은 작년 동기보다 4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하반기 수요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인도나 유럽 시장에서 수요가 회복되면 내수로 실적을 방어한 기아차는 더 좋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아차는 하반기 4세대 카니발 신차와 스팅어 개선 모델, 쏘렌토 가솔린 모델 등 신차를 출시하는 만큼 하반기에도 내수 판매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내수로 인해 실적 방어 능력이 돋보이고 있다”며 “신차 판매 일정 등을 고려했을 때 경쟁사 대비 주가 회복이 빠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기아차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배 수준으로 현대차(8배)보다 낮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과 신흥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데다 전기차 경쟁력도 낮다고 평가받는 일본 경쟁사들의 12개월 선행 PER이 8~10배”라며 “기아차는 유럽, 인도, 러시아 등에서 시장 점유율이 높은 만큼 상대적으로 매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