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증권 등 금융주가 2일 일제히 상승하며 유가증권시장 순환매 장세를 이끌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낙폭이 컸음에도 반등장에서 더딘 회복세를 보였던 종목들 위주로 매수세가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코스피지수는 1.07% 오른 2087.19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전날 카타르발(發) 대규모 발주 소식에 강세를 보인 조선주와 금융주가 이끌었다. 특히 9개 은행주와 12개 손해보험주가 모두 상승했다. 증권주도 35개 종목 중 32개 주가가 올랐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날 미국 증시와 마찬가지로 국내 증시도 경제 재개 기대 속에 금융, 여행주 등이 강세를 보이며 순환매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주 가운데서는 BNK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이 6%대로 가장 많이 뛰었고, 하나금융지주 KB금융 신한지주 등도 4%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은행업종은 지난달 28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5%로 내린 이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면 은행 수익원인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과 순이자마진이 줄어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하지만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호재가 되고 있다. 지난주엔 외국인 매수세도 5000억원 유입됐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주에 대해선 실적과 배당 우려가 큰데 실적은 당분간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웃돌 가능성이 있고 배당 우려도 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주와 보험주도 유동성이 풍부한 환경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주에선 키움증권과 유안타증권이 이날 8%대 오름폭을 보였다. 유진투자증권(7.48%), 한화투자증권(5.08%), 삼성증권(4.22%), 메리츠증권(3.63%)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증권주는 기준금리 인하로 주요 수익원인 채권의 평가 이익이 늘어나고, 시중에 풀린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수 있다는 이유로 기대를 받고 있다.

보험주 중에선 삼성화재가 8.85%로 가장 많이 올랐고 DB손해보험(6.35%), 롯데손해보험(3.56%) 등이 뒤를 이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