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PEF)들의 지난해 투자금액과 회수금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PEF가 집행한 투자금액은 총 16조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년(13조9000억원) 대비로는 15.1% 증가했다. PEF가 투자한 기업은 500곳으로, 이 중 국내 기업(421곳)이 84.2%를 차지했다.

PEF가 회수한 투자금 규모도 11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회수금액은 2015년(5조8000억원) 이후 4년 연속 증가했다. 투자에서부터 결실을 수확하는 과정이 원활히 이뤄진 결과라는 평가다.

신규 진입 문턱을 낮춘 이후 관련 시장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PEF 설립 관련 규제를 사전등록제에서 사후보고제로 바꾼 2015년 이후 PEF 시장은 확대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투자자들이 PEF에 출자를 약정한 금액은 84조3000억원으로, 2015년 대비 44.1% 증가했다. 실제 출자 이행금액(61조7000억원)도 이 기간 60.6% 늘었다.

새로 조성되는 PEF가 늘어난 것도 규제 완화에 따른 변화 중 하나다. 지난해 신설된 PEF는 206개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15년(76개) 대비 세 배 가까이 늘었다.

PEF 시장 규모가 눈에 띄게 커지면서 자금 모집→투자→기업가치 제고→매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시장이 커지는 과정에서 업무능력이 떨어지는 위탁운용사(GP)가 늘고, 국내 기업에만 투자가 쏠리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보완할 점으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PEF 시장 성장세가 주춤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경기 침체로 저평가된 우량 기업을 인수할 기회가 생길 수도 있어 조만간 PEF 투자가 다시 증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창보 금감원 자산운용감독국 팀장은 “아직 집행이 안 된 투자약정액이 충분한 PEF들이 하반기 적당한 투자 대상이 나타나면 본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