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인터뷰 - 황경태 NH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

지금처럼 시장 변동성 클 땐
자산 배분으로 위험 분산 필요

안전자산은 시점 따라 바뀌어
채권·金이라도 '몰빵 투자' 금물
"개미가 이기는 길은 ETF 통한 분산투자"

“투기가 아니라 투자를 해야 합니다. 매일 주가 등락에 따라 목돈을 날릴 수 있다는 생각에 잠이 오지 않는다면 투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황경태 NH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사진)은 지난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투자’와 ‘투기’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학 개미 운동’을 통해 증시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이 상품 및 기업에 대한 분석 없이 ‘한 방’을 노리고 레버리지 원유 선물 ETN(상장지수증권), 레버리지 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 등에 ‘몰빵 투자’ 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다. 황 본부장은 “지금처럼 시장의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분산 투자를 통해 자산을 지키면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떤 게 안전자산인가

분산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안전자산’의 개념이 상황에 따라 바뀌기 때문이다. 채권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 국채 가격이 사상 최고치 수준에 도달하면서 지금 투자할 경우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 역시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지만 급격한 외부 충격으로 인해 안전자산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할 수 있다. 먼 미래의 얘기일 수 있지만, 가상화폐의 등장으로 금이 단순 사치재가 되는 날도 올 수 있다.

황 본부장은 “어떤 시점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안전자산의 개념도 바뀐다”며 “불안하다고 해서 채권에 몰빵하거나 금에만 투자한다면 자산을 지킬 수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TF 활용한 분산 투자

황 본부장은 개인이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효과적인 분산 투자 방식으로 ETF를 통한 분산 투자를 꼽았다. 국내외 채권, 미국 주식, 한국 주식, 부동산, 금 등 개별 품목으로 사려면 목돈이 필요하지만, ETF를 활용하면 적은 돈으로 이들의 수익률을 따라갈 수 있다. 자산 성향에 따라 위험을 분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ETF에 투자하는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도 고려할 만하다. ETF에 투자하되 투자자의 은퇴시점을 고려해 알아서 자산 배분을 해주는 TDF(Target Date Fund) 규모는 3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NH투자증권은 기관 일임자금 운용에 활용하는 포트폴리오를 적용한 콜럼버스 EMP랩도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본사 글로벌 자산 관리 전문가들과 영업점 프라이빗뱅커(PB)들이 고객의 성향에 맞게 맞춤형으로 포트폴리오 배분을 도와주는 ‘NH크리에이터 어카운트’를 출시했다. 자산 배분을 통해 위험을 분산해 고객들이 증시 급락에도 푹 잘 수 있는 투자 플랫폼을 공급하자는 취지였다.

○“펀드→주식 순서로 투자”

코로나19 급락장에서 증시에 뛰어든 ‘동학 개미’들은 대부분 개별 종목으로 투자를 시작한 사람들이다. 황 본부장은 “초보 투자자들은 EMP펀드 등 포트폴리오 투자로 시작해 종목 투자로 넘어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EMP펀드 등은 어떤 자산에 투자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투자할지에 대한 투자보고서를 작성해 고객에게 제공한다”며 “이를 공부하다 보면 시장을 보는 안목이 생기고, 어떤 종목에 투자하면 될지 자신만의 투자 관점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자신만의 투자 전략이 생겼을 때 종목 투자를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의미다.

이어 “옆사람이 특정 종목을 사서 20% 이익을 봤다는 얘기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시작할 때는 변동성이 작고 안정적인 수익이 나는 포트폴리오 투자를 하는 것이 길게 봐서 이기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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