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글로벌 펀드 시장에서 주가지수 움직임을 따라가는 '패시브' 상품보다 적극적인 운용전략을 펴는 '액티브' 펀드가 두드러진 성과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코로나19를 겪으며 국내외 주식시장에서 시대에 맞는 경쟁력을 갖춘 소수 성장주로 쏠림 현상이 강화되고 있어 액티브 전략에 유리한 환경이라는 분석이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올 하반기 이후 인덱스 수익률을 이기는 액티브 펀드가 늘어나면서 패시브에 쏠렸던 시장 분위기가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효석 SK증권 자산전략팀장은 "미국에서 올 들어 신규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예년보다 부쩍 늘어난 50개 가량 출시됐다"며 "이는 시장의 관심이 액티브로 돌아서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이 팀장은 "아직 패시브에서 액티브로의 자금 이동이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종목별 차별화가 강하게 진행되고 있어 하반기엔 수익률 측면에서 패시브를 압도하는 액티브 펀드가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최근 수년 간 연금과 ETF 시장이 성장하면서 패시브 펀드로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반면 시가총액 상위주를 필두로 지수가 꾸준히 오르면서 펀드매니저가 직접 종목을 고르는 액티브 펀드는 인기가 시들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시총 순위가 급격히 바뀌는 등 시장 변동성이 커졌고, 종목별 양극화도 심해지면서 액티브 전략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가에서는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기관투자가들이 집중 매수하며 미국 주식시장을 주도한 50개 종목인 '니프티 50'을 다시 떠올리는 이들도 늘었다. SK증권은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변화를 반영한 성장주 15개 정도가 시장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에서는 LG화학, 천보,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더존비즈온, 셀트리온헬스케
어, 유한양행, SK텔레콤, LG유플러스, GS리테일, LG생활건강, NHN,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꼽혔다. 미 증시에선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구글, 3M, 아마존, 애플, 디즈니, 엔베디아 등이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 지목됐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