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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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의 올해 2분기 실적이 1분기에 비해 개선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일부 완화돼서다. 금융투자업계는 증시에 민감한 이익 구조를 가진 증권사가 유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키움증권이 주목된다.

◆ 주요 증권사, 1000억원대 순이익 전망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 국내 주요 6개사의 2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721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3.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1000억원대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키움증권의 2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111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560.4% 늘어날 전망이다. NH투자증권 1030억원(231.2%↑) 미래에셋대우 1370억원(152.3%↑) 한국금융지주 1605억원(41.5%) 메리츠증권 1230억원(20.2%↑) 등이다. 삼성증권 순이익은 1000억원에 못 미친 87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나 전분기보다는 464.9%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여전히 초라한 성적표다. 6개 증권사의 2분기 추정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로 살펴보면 98.3% 급감한 수준이다. 키움증권을 제외한 5개사는 지난해보다 적게는 4%대에서 많게는 30%대 이상 순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 위험회피 심리가 진정돼 단기자금 시장이 다시 정상화되고, 해외 이동이 자유로워져 실사에 지장이 없을 때까지는 파이낸셜프로젝트(PF)를 통한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핵심 성장 동력인 투자은행(IB) 부문의 정상화를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의미다.

정 연구원은 대신 "세계 증시는 3월 저점 이후 큰 폭으로 반등하면서 강세장에 진입했고, 국내 증시도 반등에 나섰다"며 "2분기 실적은 증시에 민감한 이익 구조를 보유한 증권사가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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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분기 주인공은 '키움증권'

2분기에는 키움증권이 국내 증권사들 가운데 가장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67억원에 그쳤다. 증시 부진으로 미래 먹거리로 비중을 늘려온 자기자본투자(PI) 부문에서 손실이 발생해서다.

2분기 반전은 주식시장 상승과 ‘동학개미운동’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부진 원인인 PI 부문 손실은 3월 주식시장 악화 때문인데, 4~5월 시장이 회복되면서 PI 부문에서 대규모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여기에 고객기반 확대, 일평균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 확대 등 소매판매(리테일) 수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점쳤다.

다만 증권가(街)에서 주목하는 키움증권의 '브로커리지'가 장기 성장동력이 될 수 없다는 반박 의견도 나온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운용실적이 1분기 부진했다가 2분기 개선되는 것을 주가 상승동력으로 보지 않는다"라며 "거래대금의 증가도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어 브로커리지 비즈니스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송렬/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