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된 화장품 시장에 패션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제조 전문업체인 한국콜마코스맥스는 사업부문과 네트워크를 재정비하고 코로나19 이후 시장 확대를 준비 중이다.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화장품시장 소리없는 지각변동…패션유통업체 줄줄이 입성
화장품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 회사는 현대백화점이다. 패션 계열사인 한섬이 기능성 화장품 기업인 클린젠 코스메슈티칼을 인수한 데 이어 SK바이오랜드 인수를 위한 실사를 시작했다. 주가도 강세다. 화장품 사업 진출을 선언한 이후 주가는 3만원대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하락한 28일에도 주가는 0.99% 오른 3만650원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롯데 신세계에 이어 백화점 3사 모두 화장품 브랜드를 갖게 됐다.

유통업체들이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여전히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받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상품 한 가지가 히트하면 매출이 급증하는 게 화장품 시장”이라며 “한·중 관계 회복을 기대하며 면세점 사업을 하는 유통사들이 화장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신세계인터내셔날(SI) 학습효과도 있다. SI는 패션업체였지만 비디비치 등 화장품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성공한 이후 매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의 패션사업부인 SI가 비디비치, 연작 등 화장품 사업에서 성공한 것처럼 현대백화점도 화장품을 하나의 사업 축으로 가져가려는 의지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전문 제조사인 한국콜마는 사업 구조조정을 통한 화장품 사업 집중에 나섰다. 한국콜마는 27일 치약사업부를 제외한 제약부문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화장품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시장은 해석했다. 주가는 이날 2.66% 상승했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약사업 매각은 부채비율 개선 효과가 있어 주가 하락을 막아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사업 확대도 예상되고 있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고객사인 애터미가 다음달부터 중국 사업을 시작하면 하반기에 화장품 부문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콜마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7.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제조 전문사 코스맥스는 온라인 중심으로 중국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하이와 광저우법인의 온라인 고객사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며 “온라인 플랫폼에서 개최하는 주요 행사를 기점으로 꾸준한 성장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