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사진=한경DB

현대자동차의 외국인 지분 보유 비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근 카카오에 밀려 시가총액 순위가 하락한데 이어 외국인들의 연이은 ‘팔자’ 행진에 주가는 맥을 못추고 있다. 해외 투자가들이 바라보는 현대차(99,200 +0.20%)의 미래 성장 가치가 그만큼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위기를 기회삼아 저평가된 현대차를 매수할 타이밍이라고 보는 시선과 여전히 성장주가 매력적이라는 의견이 엇갈린다.

28일 현대차의 외국인 보유율은 33.68%로 집계됐다. 주가가 0.92% 하락한 이날도 외국인들은 10억원가량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순매수한 날은 3거래일에 불과하다. 지난 2월말 외국인 보유율이 40%선 아래로 떨어진 이후 코로나 폭락장을 지나면서 급격히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현재 외국인 보유율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1년 전(44%)에 비해 11%포인트나 하락했다. 지난 2017년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이란 대형 악재를 맞닥드린 이후 3년간 약 13%포인트가 빠진 것을 감안하면 최근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어느 때보다 가파르다는 지적이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외국인 보유율은 되레 0.7%포인트 올랐고 현대모비스는 2%포인트남짓 하락하는데 그쳤다.

실제 현대차 전세계 판매량은 2014년 이후 꾸준히 하락세다. 사드 보복으로 인해 수년 간 공을 들인 중국시장은 급격히 주저 앉았다. 제네시스 브랜드를 앞세워 고급화 전략에 나섰던 미국 시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사실상 ‘올스톱’ 상태가 됐다.

수소차에 몰두하는 사이 경쟁사에 비해 전기차로 전환하는 타이밍이 늦었다는 점도 어려움으로 꼽힌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전기차 판매 증가로 인한 수혜를 입고 있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수소차 확대 정책을 펴고 있지만 여전히 생산 단가 및 판매가가 높고 생산 물량이 적다보니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선 “수소차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란 확신이 없는 탓에 무턱대고 투자를 늘릴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보고 있다.

안정적인 판매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전세계 신흥국으로 판매처를 넓혔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되레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의 신흥국 판매 비중은 작년 기준 50.1%에 달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은 편이다. 기아차(36.4%)와도 큰 차이를 보인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신흥국 비중이 유독 높기 때문에 코로나19 피해가 클 것이란 우려로 인해 외국인들이 유독 현대차 주식을 팔고 있다”며 “현대차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이긴 하지만 현재 국내 증시는 밸류에이션으로 투자를 하는 흐름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를 유망한 장기투자 종목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 성과를 낼 경우 성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의 현재 주가수익비율(PER) 9.12배 수준이다. LG화학(99.80배) 네이버(64.59배) 삼성전자(15.79배) 등과 비교해 현격히 낮다. 증권사들은 연일 현대차 목표주가를 높이고 있다. 현대차에 가려진 현대모비스를 두고 ‘세상에서 제일 싼 EV부품주’라는 분석을 내놓으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